최근 겨울철 식중독인 ‘노로바이러스’ 감염 환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름철 살모넬라 등의 세균성 식중독과 달리, 겨울철에는 바이러스성 식중독이라는 점에서 주의가 요구된다.

학교·어린이집 등 노로바이러스 조심. [사진=연합뉴스]
학교·어린이집 등 노로바이러스 조심. [사진=연합뉴스]

12월부터 3월까지 노로바이러스 환자 집중 발생

겨울철에는 음식이 잘 상하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식중독 예방에 소홀하기 십상이지만, 노로바이러스는 영하 20℃ 이하의 낮은 온도에서도 생존이 가능하기 때문에 겨울철에도 안심할 수 없다. 노로바이러스는 춥고 건조한 환경에서 오래 살아남을 수 있어 겨울철에 가장 기승을 부리므로, 노로바이러스로 인한 겨울 식중독은 결코 간과해서는 안된다.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은 사람의 위와 장애 염증을 일으키는 크기가 매우 작은 바이러스인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돼 발생한다. 주로 겨울에 접어드는 11월부터 감염이 증가해,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환자가 많이 발생한다.

27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11월13∼19일)간 전국 208개 표본감시 의료기관에서 신고된 노로바이러스 감염증 환자는 67명으로, 직전 일주일(44명)보다 52%나 늘었다. 지난 9월 말 이후 8주 연속 증가세다. 최근 한 달간 발생 환자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30% 넘게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노로바이러스 환자가 최근 크게 늘어난 이유로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사람들 간 접촉이 늘어나면서, 코로나19 유행 기간에 감소하던 감염병 발생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장철 생굴, 오염된 지하수 등이 발병 요인...구토, 오한, 설사 등 증상

노로바이러스가 이 즈음에 유행하는 데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11월 하순 김장철에 생굴을 넣은 겉절이나 생굴 무침 등을 많이 소비하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 따라서 굴을 출하하기 전 검사를 통해, 노로바이러스가 검출된 굴은 ‘가열조리용’으로 분류해 유통하고 있다. 가열조리용으로 표시된 굴을 85도 이상에서 1분 이상 가열하면, 안전하므로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이 증가하고 있으므로, '가열 조리용'인 굴은 꼭 익혀서 먹어야 한다. [사진=연합뉴스]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이 증가하고 있으므로, '가열조리용'인 굴은 꼭 익혀서 먹어야 한다. [사진=연합뉴스]

노로바이러스는 감염성이 높아서 노로바이러스에 오염된 굴이나 채소 등을 날것으로 먹거나 오염된 지하수를 직접 마시게 되면, 식중독 발생의 가능성이 높다. 감염환자와 접촉했을 때도 쉽게 감염된다. 노로바이러스 감염 환자가 만진 문고리를 손으로 만진 후 입으로 손을 가져가면 감염되는 등 전염성이 강해, 어린이집·학교에서 집단 감염을 일으키기도 한다.

노로바이러스의 주요 증상은 구토와 설사이다. 노로바이러스 환자의 구토물(1g에 100만개)과 분변(1g에 700억개까지)에 포함된 노로바이러스는 다른 사람을 쉽게 감염시킬 수 있으므로, 토사물과 화장실 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대개 감염 후 1∼2일의 잠복기를 거쳐 구토, 설사, 복통, 오한,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건강한 성인의 경우 2∼3일 후 증상이 저절로 호전되지만 영유아, 고령, 면역저하자의 경우 심한 탈수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과도한 갈증 ▲적은 소변량 ▲목과 입이 바짝 마름 ▲평소와 다르게 졸리거나 자극에 민감함 ▲두통, 어지럼증 등이 나타나면 즉시 가까운 의료기관에 내원해 진료를 받고 정맥 주사 등을 통한 수액 요법을 시행해야 한다.

노로바이러스에 대한 감수성은 개인마다 다르므로, 같은 양의 노로바이러스에 노출되더라도 증세는 사람마다 다르다. 김장 후 굴을 넣은 겉절이를 같이 먹더라도 설사와 구토 증세의 장염으로 이어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바이러스가 변으로 계속 배출되면서 증세를 못 느끼는 무증상자도 있다.

예방하려면 개인 위생관리 철저해야...5세 미만 영유아 감염 쉬워

노로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려면, 개인 위생관리에 철저해야 한다. 예방을 위해선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자주 손을 씻고 과일이나 채소, 굴, 조개 등의 음식 재료는 충분히 익히거나 흐르는 물에 씻어서 먹어야 한다. 물은 끓여서 마시는 것이 좋다.

노로바이러스는 사람에서 사람으로 쉽게 전파되며, 소량의 바이러스만으로 감염될 수 있을 정도로 전파력이 강하다. 따라서 사람 간 접촉이 많은 곳에서는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5세 미만의 영유아는 면역력이 약해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되기 쉽다. 감염된 영유아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으로 등원할 경우, 구토나 설사 등으로 주변 친구들에게 확산시키기 쉽다. 따라서 영유아 시설에서 환자가 발생하면, 가급적 귀가 조치를 하거나 별도 공간에 분리·보호해야 한다.

주변에 구토·설사 환자가 발생하면 머리 캡, 마스크, 앞치마, 장갑 등 보호 장구를 착용 후 구토물과 화장실 주변을 소독해야 한다. 장염 증세가 있는 조리자는 증상이 사라지더라도 이틀 이상 조리를 해서는 안된다. 또한 장염 환자 또는 무증상 감염자가 주변인을 감염시킬 수도 있고 음식을 오염시킬 경우 식중독이 발생할 수도 있으므로, 화장실 이용 후 비누로 손을 씻는 등 개인위생관리에 주의해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5일 오송역에 설치된 식중독 예방 캐릭터인 ‘지킬박사’ 조형물 제막식에 참석해 식중독 예방을 위한 캠페인을 실시했다. 이날 캠페인은 겨울철 노로바이러스로 인해 발생하는 식중독 예방법을 홍보하고, 일상생활에서 예방 수칙 준수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캠페인에서 ▲손씻기 ▲끓여먹기, 익혀먹기 ▲세척‧소독하기 등 노로바이러스 식중독 예방을 위한 수칙을 일상생활에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노로바이러스 예방법. [식약처 제공]
노로바이러스 예방법. [식약처 제공]

오유경 처장은 “겨울철에는 노로바이러스로 인한 식중독이 증가하는 계절인 만큼 손씻기, 음식 익혀먹기, 물 끓여먹기 등 식중독 예방 수칙을 항상 실천하고 조리 시에는 식재료와 조리도구의 세척과 소독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 줄 것”을 당부했다.

이어 오 처장은 “구토, 설사 등 노로바이러스 감염이 의심될 경우,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 진료를 받고 다른 사람과 직‧간접 접촉으로 노로바이러스가 전파되지 않도록 주의할 것”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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