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유럽중앙은행(ECB) 고위 인사들이 잇따라 금리 인상 기조가 계속 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내놨다.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아직도 할 일이 많다"고 언급하며 최근의 가파른 금리 인상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뉴욕경제클럽 주최 온라인 행사에서 "아직 할 일이 많다"며 통화 긴축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준 3인자이자 제롬 파월 의장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윌리엄스 총재는 "내 기본적인 견해는 지금보다 금리를 더 올릴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면서 "최소 내년까지 제약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아마도 2024년에나 우리가 명목 금리를 내리기 시작하는 단계에 이를 것"이라면서 내년 중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기준으로 현재 6.2%에 이르는 물가상승률이 올해 말에는 5∼5.5%, 내년 말에는 3∼3.5%로 각각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지만 물가 상승 압력을 낮추기 위해 추가 통화 긴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연준에서 가장 매파적 인사로 알려진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도 이날 마켓워치와 배런스가 주최한 웹캐스트 행사에서 "시장은 FOMC가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보다 공격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리스크를 다소 과소평가하고 있다"면서 "물가상승률을 (연준의) 목표치인 2%로 되돌릴 수 있도록 제약적인 정책 금리 수준에 머물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도 최종금리가 5∼7% 사이가 될 것이라는 자신의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도 이날 발간된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연준은 아직 금리인상 동결의 근처에도 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10월에 정점을 찍는 모습을 보고 싶지만 그렇게까지 가지 않을 것 같다"며 "인플레이션이 실제로 정점에 도달했다고 가정하기에는 불확실성이 너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수요일 발표될 11월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1년 반 만에 처음으로 둔화되었을 가능성이 있지만 여전히 10%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해 금리를 제약적 수준까지 높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ECB 정책위원들은 이미 통화 긴축에 속도 조절을 주장했지만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의 5배를 넘는 상황이라 속도 조절에 나설 여유가 없다는 견해가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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