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핵무기 사용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단언하면서 오히려 푸틴 대통령의 핵무기 위협으로 영토 회복이 되지 않을 것을 우려한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가 뉴욕에서 주최한 '딜북 서밋' 콘퍼런스 영상 연설에서 "다시 한번 말하지만 푸틴(대통령)은 러시아 국민에게 크게 의존하고 있고 살아남길 원한다"며 "따라서 내 사견으로 그가 핵무기를 쓸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만약 푸틴이 완전히 (핵무기의) 이점을 누려서 우리가 그에게 영토를 내준다면 그가 이를 맛보고도 처벌받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라며 "우리는 그를 원래 자리로 되돌려 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푸틴 대통령은 전황이 불리해지면서 꾸준히 핵 위협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 합병식을 마친 뒤에는 새롭게 확장된 영토 방어를 위해 '모든 수단'을 쓸 것이라 밝혔다.

국제사회에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내 동부 하르키우 및 남부 헤르손 등 점령지 상당 부분을 우크라이나에 내주며 궁지에 몰리자 푸틴 대통령이 핵무기 사용을 검토하는 것 아니냔 우려가 나왔다. 이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말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핵무기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미국이 러시아와의 정보기관장 회동을 통해 핵무기 사용에 대해 경고한 데 대해서도 크렘린궁은 "러시아의 어느 누구도 핵무기 사용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콘퍼런스 영상 연설에서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의 종전안에 불쾌감을 나타내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무슨 짓을 했는지 알려면 이곳에 와서 두 눈으로 직접 봐야 한다. 그 뒤에 어떻게 전쟁을 끝낼지, 누가 시작했는지, 그리고 언제 끝낼지 말해달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에 위성 인터넷 '스타링크' 서비스를 전폭 지원해 전쟁 판도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는 머스크는 지난 10월 크림반도를 러시아의 영토로 인정하는 방안을 포함한 종전안을 돌연 제안한 바 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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