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한국은행

코로나19 사태 이후 임금과 중간재 비용이 동시에 뛰면서 기업들이 비용 부담을 흡수하지 못해 생산자 물가가 크게 올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BOK이슈노트: 최근 임금 흐름에 대한 평가 및 가격 전가율 추정' 보고서에 따르면 임금이 10% 오를 때 생산자 물가는 과거 0.1%~1.6% 상승했으나, 최근엔 2.0%~3.0% 수준으로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은은 지난해 1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노동시장 호황, 물가 상승 등으로 높아진 임금이 생산자물가로 얼마나 전가될 수 있는지 과거(2013~2020년)와 비교해 분석했다.

제조업의 경우 임금이 10% 상승할 경우,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과거 팬데믹 이전 0.1%에서 이후 2.0%로 높아졌다. 중간재 비용은 10% 오를 경우, 생산자물가 전가율이 5.3%에서 8.2%로 높아졌다.

서비스업의 경우 임금의 가격전가율이 더 크게 상승했다. 임금 10%가 오르면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과거 1.6%에서 현재 3.0%으로 높아졌다. 중간재 비용의 생산자물가 전가율도 0.5%에서 0.7%로 상승했다.

오삼일 고용분석팀 차장은 "노동비용이 중간재 수입비용 및 경쟁국 가격과 함께 상승한 경우는 과거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회복기에 찾아볼 수 없는 이례적인 현상"이라며 "2021년 이후 임금 상승은 중간재 수입비용과 동시에 상승함에 따라 기업의 가격전가가 더욱 강화된데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자료: 한국은행

최근 임금 상승세는 기대인플레이션이 빠르게 오른데다 일자리 공급보다 수요가 더 많아 임금 상승을 부추기는 빈일자리율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기대인플레 상승은 300인 이상의 대규모 사업체에서 임금을 더 많이 끌어올렸다. 올 2분기 대규모 사업체의 상용직 정액급여 증가율은 2.58%p, 소규모 사업체는 1.34%p에 그쳤다.

송상윤 고용분석팀 과장은 "이는 300인 이상 대기업의 노동조합 조직률이 높고 이에 따라 임금 협상력이 높아 물가의 임금 전가 정도가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