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형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신용정책보고서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이 경제성장 둔화 가능성 확대에도 당분간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물가 오름세가 지속될 것이란 우려 때문이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폭이 커질 경우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을 마련할 것이라고도 했다.

한국은행은 8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국내경제의 성장률이 낮아지겠지만 물가가 목표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당분간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성장의 하방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지만 높은 물가 오름세가 지속되는 경우 통화정책은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운용하는 것이 중·장기 경제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다만 물가 둔화 흐름이 뚜렷해 지고 있는 가운데 주요국 경기둔화, 금리상승 등에 따른 대내외 수요 위축으로 성장의 하방 압력이 빠르게 확대될 경우에는 이에 적절히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소비자물가는 국내외 경기하방압력 증대 등으로 오름폭이 점차 낮아지겠으나, 완만한 둔화 속도를 나타내면서 당분간 5% 수준을 지속할 전망"이라고 했다.

한은은 향후 물가가 오름세를 지속할 것이란 원인에 대해 ▲경제주체들의 높아진 물가인식이 임금 등을 매개로 물가 오름세를 확대할 가능성 ▲글로벌 공급차질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지정학적 리스크와 기상이변 등에 따른 에너지 및 농산물 가격 상승 위험 ▲달러 강세가 수입물가 경로를 통해 시차를 두고 파급되면서 물가상승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 등을 제시했다.

한은은 향후 경제 성장 전망에 대해 "국내외 경기의 동조화가 강화된 상황에서 글로벌 경기 둔화폭이 커질 경우 국내 성장세 위축도 불가피하다"면서 "누증된 부채와 높아진 자산 가격도 통화정책 긴축의 영향을 확대할 소지가 있다"고 진단했다. 경제상황에 대한 불확실성과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한 경제주체들의 경계감이 높아진 점도 부담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한은은 거시경제모형을 활용한 분석 결과에 따르면 물가상승·경기둔화가 동반될 경우 물가에 중점을 두고 통화정책을 운용할 때 중·장기 시계에서 물가와 성장이 정상수준으로 빠르게 회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물가 안정을 최우선 목표로 둘 것을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물가의 둔화 흐름이 뚜렷해지고, 기대 인플레도 목표 수준을 향해 점차 안정세를 찾아가는 가운데 주요국 경기둔화와 금리상승 등에 따른 대내외 수요 위축으로 성장의 하방 압력이 빠르게 확대될 경우에는 이에 적절히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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