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으로 은행업의 경쟁도가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금융위원회는 11일 '제2기 금융산업 경쟁도평가위원회 운영 결과 및 향후 계획'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이 은행업 경쟁을 일부 촉진시켰으나, 중·신용자에 대한 대출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설립 취지와 달리 중금리 대출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금융산업 경쟁도평가위원회는 2018년 5월 도입된 금융위 자문기구로, 금융산업내 경쟁과 혁신을 촉진하고 진입정책에 대한 신뢰성을 제고하기 위해 정책 제언을 내놓는다.

평가위원회는 이번 평가에서 시중은행 및 지방은행을 포함한 일반은행의 시장집중도가 2018년 3월에 실시한 1차 평가 대비 대체로 하락한 것으로 분석했다. 은행간 경쟁도가 높아졌다는 의미다.

특히 일반은행의 가계대출 집중도가 하락했는데, 인터넷은행의 가계대출이 성장하면서 일반은행에 몰렸던 가계대출이 분산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일반은행의 중기대출 집중도가 상승하면서 인터넷은행의 중기대출을 확대하는 등 유효 경쟁을 촉진하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또 인터넷은행은 당초 도입 취지와 달리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신용대출(중금리 대출)에 적극적이지 않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지난 4년간 영업 결과, 금융편의성은 제고된 반면 중금리 대출 활성화와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공급은 기대한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금융당국의 관리·감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위는 주문했다.

신규 은행의 진입 필요성은 인터넷은행의 성장세를 지켜본 뒤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위는 보았다. 경쟁촉진 정책 필요시 스몰라이선스(은행업 인가 단위를 세분화해 개별인가로 내주는 것) 도입 여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도 나왔다.

신용카드업에 대한 경쟁도 평가에서는 업계 ‘빅4’로 꼽히는 신한·삼성·KB국민·현대카드간 경쟁이 최근 5년간 유지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신규 진입 시 약 299만개에 달하는 가맹점 모집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지속적인 수익성 악화로 신규 사업자의 진입 유인은 부족한 것으로 평가됐다. 핀테크·빅테크와 결제 부문 경쟁 가속, 가맹점 수수료 규제 등으로 신용판매 수익이 저조하기 때문이다.

다만 인터넷은행이 고객 확보 방법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신용카드업에 나설 경우 현금서비스, 카드론 등에서 경쟁업체에 비해 낮은 금리를 제시할 수 있어 금융소비자 입장에서는 대출금리가 낮아질 수 있다고 평가위는 전망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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