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서울교통공사와 서울시의 무정차 조치에 대응하기 위해 지하철 탑승 시위 장소를 미리 알리지 않는 '게릴라식'으로 시위 방식을 전환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전장연의 기습 시위가 종료된 이후에도 서울 지하철 내 각 역사 방송을 통해 1호선 연착 소식을 알렸다.

전장연은 19일 서울 지하철 1호선 시청역에서 기습 시위를 했다. 이번 시위 장소는 오전 7시50분에야 공지됐다. 이동 경로를 밝히지 않은 전장연은 이날 오전 8시쯤 1호선 시청역에 집결해 '251일차 전장연 지하철 선전전'을 진행했다. 시청역에서 1호선에 탑승한 전장연은 서울역을 지나 남영역에서부터 같은 열차의 하차와 승차를 반복하는 지연 유발 행위를 시작했다. 용산역에 내릴 때까지 각 역에서 타고 내림을 반복하는 시위로 출근길 1호선 열차 운행이 약 40분 지연됐다.

철도공사는 지하철 지연을 막기 위해 시위대를 제외한 승객을 전원 하차시켰다. 철도공사는 용산역에서 "우리 열차는 전장연 시위 관계로 운행 멈추겠다. 모두 하차하길 바란다"고 안내 방송했다. 시민들은 지하철에서 모두 하차했고 전장연 활동가들만 남은 해당 열차는 운행을 중단한 채 차고지로 향했다. 현장의 시민들은 "하루이틀도 아니고 이게 뭐냐" "어디로 가면 되냐" "우리도 출근좀 하자. 경찰들 뭐하는거야 우리 출근좀 하자"고 불만을 터뜨렸다.

전장연은 오전 9시까지 대통령실 인근인 4호선 삼각지역으로 이동하겠다고 밝혔으나 이날 선전전을 시작하면서 목적지를 국회의사당으로 바꿨다.

전장연 측은 "전장연은 국가로 인해 장애인이 평생 당해온 차별과 폭력을 압축하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무정차'를 조치를 규탄하며, 장애인 권리예산이 보장될 때까지 서울 지하철 곳곳에서 지하철 선전전을 진행한다"며 "선전전 장소가 알려지면 서울시에서 '무정차' 조처를 하기에 부득이하게 선전전 장소를 미리 공지하지 않는 것을 양해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서울교통공사는 같은날 공식 트위터를 통해 "오늘 오전 8시부터 1호선~8호선 주요 역사에서 전장연의 장애인 권리예산 확보를 위한 기습적인 지하철 타기가 예정돼 있다"며 "해당 구간 열차 운행에 지연이 발생할 수 있으며, 상황에 따라 무정차 통과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서울시는 지난 13일 전장연 시위로 심각한 열차 지연이 발생한다고 판단될 경우 지하철역을 무정차 통과하기로 했다. 서울교통공사가 운영하는 4호선은 지난 14일 전장연의 지하철 탑승 시위를 이유로 삼각지역을 무정차 통과했다.

이에 전장연은 "지난 12월 14일 오전 8시, 2023년도 정부 예산안 내 장애인 권리예산 보장을 촉구하는 248일차 지하철 선전전을 삼각지역에서 진행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선전전이 시작되기도 전, 사다리를 반입하였다는 이유로 일부 대오의 지하철 탑승을 막았고, 곧바로 무정차 통과를 강행했다"며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의 삼각지역 무정차 통과 조치는 집회 시위 자유에 대한 과도한 기본권 침해"라고 주장했다.

이날 오전 전장연의 기습 시위로 1호선은 줄줄이 연착됐다. 서울교통공사는 모든 노선의 지하철 역사 방송을 통해 "전장연 시위 종료에도 1호선은 20분 이상 연착될 예정"이라고 안내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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