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0일 "물가목표 2%를 웃도는 높은 수준이 지속될 것"이라며 내년에도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이날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물가에 중점을 둔 통화정책 운영을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이 과정에서 물가 오름세 둔화 속도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인 만큼 앞으로 발표되는 데이터를 통해 그간의 정책이 국내경기 둔화 속도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볼 것"이라며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주요국 정책금리 변화도 함께 고려하면서 정교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리상승으로 인한 부동산 가격 조정과 이에 따른 금융안정 저하 가능성, 우리 경제 각 부문에 미칠 수 있는 예상치 못한 부작용 등에 대해서도 각별히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향후 물가에 대해서는 소비자물가가 당분간 5% 내외의 상승률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국내외 경기 하방압력이 커지면서 오름세는 점차 둔화될 것이란 예상이다. 

앞서 한은은 이날 발표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에서 올해 11월까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평균 5.1%를 기록해 1998년 이후 가장 높았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둔화 속도와 관련해서는 향후 국내외 성장 및 유가 흐름 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며 "불확실성 요인들을 보다 자세히 살펴보면, 우선 여러 상방 리스크들이 상존해 있어 둔화 속도를 더디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전히 높은 기대인플레이션이 가격과 임금 결정에 영향을 줘 고물가의 지속성을 높일 우려도 있다"며 "특히 내년중 전기요금 인상폭은 그간 누적된 원가상승부담이 상당폭 반영되면서 11월 전망 당시의 예상보다 확대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반면 물가 오름세 둔화 속도가 가팔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국제유가가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최근 70달러대로 낮아지면서 지난달 전망 당시의 전제치를 상당폭 밑돌고 있고, 국내외 경기 둔화폭 확대, 부동산 경기 위축 등에 따라 수요측 하방압력도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방역조치와 관련해선 "완화가 성공적일 경우 중국경제의 회복이 빨라지면서 국제원자재가격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는 반면, 감염병 상황을 악화시켜 오히려 중국경제 회복이 지연될 경우에는 에너지가격 하락세가 더욱 심화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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