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기관들이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1%대로 예상하고 있는 가운데 각종 지표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물가는 여전히 한국은행의 목표치인 2%를 넘어설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며, 전 세계 경기 침체와 고금리 등으로 수출과 내수 부진이 이어지고 고용시장에도 한파가 닥칠 것이란 예상이다.

26일 주요 기관별 전망을 종합하면 S&P가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1.4%로 가장 낮게 잡았으며 현대경제연구원은 2.2%로 가장 긍정적인 전망치를 내놨다.

정부는 내년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1.6%로 발표하며, 한국은행(1.7%), KDI(1.8%)에 비해 낮춰 잡았다. OECD(1.8%), IMF(2.0%), ADB(1.5%) 등을 비롯해 국내 주요 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1.9%), 한국금융연구원(1.7%), 산업연구원(1.9%), 현대경제연구원(2.2%) 등도 2% 내외인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대부분 밑돌 것이라 예상했다.

국제 3대 신용평가사들은 지난 8일 국내 신용평가사와 공동 세미나를 개최한 자리에서 무디스 2.0%, 피치 1.9%, S&P 1.4% 등 예상치를 발표했다. 이들 모두 글로벌 경제 둔화와 높은 금리 상황이란 악재로 인해 한국의 높은 수출 의존도가 경제 하방 압력을 키울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처럼 주요 기관들이 내년 한국 경제에 대해 부정적으로 예상하는 첫 번째 요인은 수출이다. 

특히 내년 세계 경제가 2.0%대 성장률을 보일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인 가운데 이는 오일쇼크,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위기 등을 제외하고는 197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수출에 대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최근에도 수출은 지난 10월(-5.8%), 11월(-14.0%)에 이어 이번달에도 20일까지 8.8% 줄었다. 정부는 내년 수출이 4.5%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출 감소에 따라 제조업 생산도 줄면서 지난 10월 산업 생산은 전월보다 1.5% 줄었다. 이는 30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으로 코로나19 사태와 하강 속도가 비슷하다.

저성장으로 진입하는 가운데 여전히 2%를 상회하는 물가, 금리 인상에 따른 내수 부진 등도 내년 경제를 비관적으로 전망하는 요소다.

정부는 물가 상승세가 올해 5.1%에서 내년 3.5%로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이는 여전히 한국은행의 목표치인 2%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향후 기준금리가 더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민간 소비는 올해 4.6% 증가에서 내년 2.5% 증가에 그칠 것이란 게 정부의 예상치다.

취업자는 올해 80만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내년엔 이에 한참 못 미치는 10만명 증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취업자에 대해 정부는 10만명, 한국은행은 9만명, KDI는 8만명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가계소득 증가 둔화로 이어져 내수 부진 문제가 수출 둔화와 겹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중국의 경기침체 가능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변수가 많다. 주요 기관들은 우크라이나 사태의 악화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는 경우 전 세계적으로 물가 상승 압력과 경기 둔화 압력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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