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택 국회부의원장을 비롯해 여야의 국회의원들이 지난달 대만을 방문한 것과 관련해 주한 중국대사관이 5일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한 수교 공동 성명의 정신에 심각하게 위배되는 무단 방문"이라며 "결연한 반대와 강력한 항의를 표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만 독립'세력에 심각하게 잘못된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며 한국에 대만과 교류하지 않는다는 '실제행동'을 보여줄 것을 요구했다.
주한 중국대사관은 이날 대변인 명의 입장문을 발표하고 이와 같은 주장을 폈다. 대사관 대변인은 "대만은 분리할 수 없는 중국 영토의 일부분이고 대만 문제는 순전히 중국의 내정이다"라며 "하나의 중국 원칙은 이미 국제사회의 공감대이자 국제 관계의 기본 준칙이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한민국 정부가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를 유일 합법 정부로 승인하며 오직 하나의 중국만이 있고 대만은 중국의 일부분이라는 중국의 입장을 존중한다'는 한중수교 공동성명을 언급하면서 "(이는) 엄중한 약속"이라고도 했다.
중국이 이와 같이 격앙된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지난달 28일부터 나흘간 한국 의원단이 대만을 방문해 차이잉원 대만 총통 등 대만 측 인사들과 만났고, 대만이 여기에 외교적 의미를 부여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표단엔 정우택 국회부의장을 비롯해 한국-대만 의원친선협회장인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포함됐다. 대만 외교부는 한국 의원단의 방문에 대해 "의원단 일행이 구체적인 행동으로 대만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고 진심어린 우정을 보이기 위해 왔다"고 평가했었다.
대사관 대변인은 "중국은 이미 한국 측에 엄정한 항의를 표했으며, 한국 측이 이번 사건의 위해성을 확실히 인식하고 악영향을 해소할 수 있는 조치를 적시에 취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중수교 공동성명의 정신을 성실히 지켜달라"면서 한국이 대만과 어떤 형태로든 공식적 교류를 하지 않는다는 '실제 행동'을 보여달라고도 요구했다. 대사관 대변인은 이번 의원단 방문과 같은 행동이 "'대만 독립' 세력에 심각한 잘못된 신호를 보내고 중한 관계에 대한 심각한 충격을 주게 될 것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대만 관련 반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8월 초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 의장의 대만 방문을 비롯해 미국 의회대표단의 잇따른 방문으로 중국의 대만 '역린'이 본격 시작됐다. 차후에도 한국 인사들이 대만을 방문할 경우에도 중국의 격앙된 반응을 접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중국은 그 후 대만백서, 당대회에서 지속적으로 대만과의 통일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의원단 참여 인원 중에서도 특히 조경태 의원은 대만과의 관계를 중시하고 상대적으로 중국을 경계하고 적대시하는 인사로 널리 알려져 있다. 조 의원은 중화민국 건국 109주년이던 2020년엔 대만에 축하 인사 영상을 보내기도 했다. 조 의원은 "중화민국 109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며 "중화민국은 매우 친근한 나라이고, 더욱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나가야 할 나라다. 오랜 기간 우정과 협력으로 맺어진 양국의 상호 방문객은 200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며 대만과의 협력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중국의 대만 정책 관련 기사는 위의 관련 기사에서 찾아볼 수 있다.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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