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박근혜 정부가 '김정은 암살 작전' 시도한 내막도 담겨

출판일 : 2022년 12월 23일 | 출판사 : (주)글통 | 페이지 : 328p | 크기 : 신국판본

지은이 : 마키노 요시히로 | 옮긴이 : 한기홍 | 정 가 : 15,000원

김정은에게 있어 여동생 김여정은 매우 특별한 존재이다. 김여정은 김정은을 지근거리에서 늘 보좌하며 북한 통치의 방향과 계획 수립 등 중요한 결정에 관여한다. 김여정은 '붉은 귀족'(3층 서기실, 당 조직지도부)에게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렇다면 김여정을 김정은의 후계자로 볼 수 있을까? 출판사는 북한의 후계 구도를 둘러싸고 발생했던 권력투쟁의 내막을 집중 조명한 이 책을 '1990년대 이후 북한의 현대사'로 소개한다. 

책의 저자인 마키노 요시히로 아사히신문 기자는 2007년 아사히신문 한국 특파원 근무를 시작으로 북한 문제를 다뤄왔다. 한미일을 오가는 광범위한 취재로 그는 실명(마키노 요시히로)이 거명될 정도로 북한으로부터 비난을 받았고 문재인 정부 시절에는 '청와대 무기한 출입금지 처분'을 받기도 했다. 이번 책에는 김여정이 정치에 참여하게 된 계기, 김정남 암살의 내막, 김정남과 고용희의 권력투쟁, 장성택과 고용희 세력 간의 암투, 외무성의 최선희라는 인물과 3층 서기실의 관계, 국가정보원과 김정남의 접촉, 박근혜 정부의 '김정은 암살 작전',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의 결렬 내막 등 일반인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내밀한 이야기가 담겼다.

특히 이 책은 김정은의 통치 이후 권력의 전면에 나선 김여정을 자세하게 다루며 시작할 정도로 김여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2008년 8월 김정일이 뇌졸중으로 쓰러졌을 때 김정일은 권력 승계 작업을 서둘렀다. 김여정은 김정일에게 "자신도 정치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후계자 지명 자리에 배석했던 김정일의 여동생 김경희는 김여정이 정치에 참여하는 것을 반대했다. 김정일이 사망하기 전까지 공식 무대에 나오지 않았던 김여정은 이후 물 만난 물고기처럼 일하기 시작했다. 저자는 김정은이 김여정에게 의지하는 데는 세 가지 이유가 있다고 말한다. 자세한 내용은 이 책을 보면 알 수 있다.

이밖에 권력에서 밀려난 김정일의 장남 김정남이 한국 정보기관과 접촉했던 사실도 흥미롭다. 이명박 정부는 김정남의 망명을 원했다. 백두혈통이 한국으로 망명해 공공연히 북한에 반기를 들면 북한체제가 흔들릴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정남은 거절했고 거절 이유는 책에 자세히 나와 있다. 

2013년 출범한 박근혜 정부는 2016년 1월 북한이 4차 핵실험을 단행하자 '김정은 암살 작전'에 돌입했다. 하지만 모두 실패했다. 2017년 5월 조선중앙통신이 CIA와 한국 국정원 등이 공모해 김정은 암살을 시도했다는 북한 국가보위성 대변인의 성명을 소개하면서 이 같은 사실이 공식 확인되기도 했다.

북한에 대한 일반적인 정보는 여러 방면으로 확인되고 있다. 다만 황장엽, 태영호 등 북한 고위급 인사들의 폭로에도 불구하고 북한 핵심 권력의 은밀한 정보는 여전히 제한적이다. 그나마 북한 정보를 상대적으로 많이 파악하고 있는 대북 정보기관들의 경우 상세한 정보는 정보원 노출의 위험 때문에 쉽게 공개할 수 없고 제한된 첩보는 정책에 참고가 될 정보 수준으로 전환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북한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고 대응책을 구하려면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역사적 맥락과 '현재의 김정은'에 대한 연구와 정보 분석이 비할 데 없이 중요하다. 그런 관점에서 북한의 내부 상황 및 김정은·김여정에 대한 사실관계와 현장 정보를 충실히 담고 있는 이 책은 일독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