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다음달 임기가 끝나는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후임자를 찾지 못 해 2011년부터 6회 연속 회장을 지냈던 허 회장은 전경련 쇄신을 위해 물러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피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허 회장은 9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전경련 부회장단과 식사하며 회장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이날 허 회장과 호흡을 맞춰온 권태신 전경련 상근부회장도 사의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식사 자리에는 허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 이장한 종근당 회장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 회장은 "전경련이 과거와 같이 경제계 대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전격적인 쇄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장단은 이 자리에서 이웅열 명예회장을 위원장으로 선임하고 교수 등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한 전경련 혁신위를 발족하는 방안을 협의했다. 혁신위는 다음 달 넷째 주로 예정된 전경련 회장단 총회 전까지 신임 회장 후보를 추천하는 한편 향후 전경련의 구조적인 혁신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다만 올해도 뚜렷한 후임자가 거론되지 않는 상황으로 2월 정기 총회에서 차기 회장을 추대해야 한다. 

전경련은 과거 5대 그룹이 회장단에 참여하며 재계를 대표하는 경제단체였으나, 2016년 불거진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되며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등 4대 그룹이 줄줄이 탈퇴했다. 이후 정부 공식 행사와 해외 순방에서 배제되는 등 위상이 축소됐다. 이같은 상황서 허 회장은 2017년과 2019년, 2021년 회장 교체기마다 연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강하게 피력했지만 마땅한 후보가 없자 회장직을 연이어 맡아왔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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