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의혹과 관련, 오는 28일 검찰 출석을 앞두고 있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이번에는 ‘나홀로 출두’를 선택했다.

지난 10일 성남FC 후원금 사건으로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석하면서 수십명의 민주당 의원과 동행하면서 ‘개딸’로 불리는 극성 지지자들의 응원을 받았던 것과는 정반대의 선택이다.

일단은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둘러싼 당 안팎의 문제제기와 비판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 자신의 변호사비 대납의혹을 받고있는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의 송환을 계기로 자신의 무혐의 주장을 근거로 검찰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만큼 ‘자신감’을 보여주려는 태도로도 받아 들여진다.

자신감으로 볼 수 있는 것은 김성태 전 회장이 귀국 직전 KBS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한 주장과 이 대표의 ‘해명’이 일치하는 모습에 근거가 있다.

김 전 회장은 지난 15일 문제의 KBS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표와 만난 적도 통화한 일도 없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 또한 18일 기자들과 만나 “김성태 회장이라는 분을 만난 일이 없다. 실제로 본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검찰 주변에서는 이를 놓고 “변호인 등 누군가의 원격조종에 의해 양자간에 말 맞추기가 이루어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한동훈 법무부장관은 김성태 전 회장의 KBS 인터뷰 직후 ““자기에게 유리하게 보도되게 하고 관련자들에게 일종의 ‘말맞추기’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했다.

한 장관은 1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업무보고에 출석, 관련 질문을 받자 “해외 도피한 중범죄자들이 못 견디고 귀국하기 직전에 자기 입장을 전할 언론사를 선택해서 일방적인 인터뷰를 하는 것은 과거에도 자주 있었던 일”이라고 말했다.

한 장관은 “최근 (대장동 비리 사건 의혹에 연루된) 남욱 변호사도 그랬고 (‘국정농단’ 사건으로 수감 중인) 최서원씨도 그랬다”며 “그렇게 한다고 범죄수사가 안 된 것은 아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라고도 했다.

변호사인 이재명 대표는 이 문제에 대해 ‘안전판’까지 만드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18일 KBS9시뉴스에 출연해 “누군가가 술먹다가 (전화를) 바꿔줬단 얘기가 있는데, 저는 기억이 안 난다”고 말했다.

검찰은 김성태 전 회장에 대해 일단은 회사돈 횡령과 배임, 이화영 전 부지사 등에 대한 뇌물제공, 대북 불법송금 등의 혐의로 구속해놓고 변호사비 대납의혹에 대해 추궁하는 수순을 밟아가고 있지만 변호사비 대납을 밝힐만한 확실한 ‘스모킹 건’의 존재 여부는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이와관련, 유일한 단서는 쌍방울의 전환사채 20억원 정도가 이재명 대표의 변호사에게 전달된 흔적이 포착된 것인데 김성태 전 회장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입을 닫고 있다.

다만 쌍방울 비리 수사주체인 수원지검이 아닌 대장동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에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이재명 대표의 변호사비 조달에 관여했다는 주변 관계자들의 진술을 확보했다는 이야기가 최근 흘러나온 바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이 대표의 오는 28일 나홀로 검찰출석이 그동안 당 차원의 총력대응 전략을 일부 수정하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대표는 18일 당원간담회에서 “재판 송사야 저 개인이 감당해야할 몫”이라며 “제가 경기지사를 할 때도 무려 4건이나 기소가 됐음에도 전국 최고 시도지사 평가를 얻어내지 않았나. 저의 선의나 역량이 인정받을 거라 본다”고 말했다.

이어 “공격하면 힘들어서 피하는 건 저희 당원이나 국민들의 민주당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해 추후 사법리스크에 대한 대응방식의 개인화를 시사했다.

이 대표는 자신의 사법리스크가 내년 총선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그건 집권 여당과 정부에서 원하는 바”라며 “그건 저희가 이겨내야할 몫이고, 상대가 원하는 바대로 의도하는 바대로 끌려갈 수는 없다”고 말해 이같은 전략변경을 암시했다.

하지만 이같은 표면적는 자신감과는 달리 민주당 안팎에서는 ‘불가피한 출구전략’이라는 분석이 유려하다. 수십명의 민주당 의원과 함께 검찰에 출두하고 기소돼 유죄 판결이라도 받으면 민주당 전체가 대장동과 쌍방울 사건에 휘말려 내년 총선에서 최악의 결과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재명 대표의 나홀로 검찰출석은 표면적 자신감과 달리 자포자기의 측면이 엄연히 공존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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