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30일 모로코 남동부 탄탄 지역에서 훈련 중인 미국 M1 에이브람스 전차. [사진=글로벌타임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가 미국과 독일 등 서방 국가의 대(對) 우크라이나 탱크 제공에 대해 러시아-우크라 전쟁의 추가 장기화를 촉진하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산하 글로벌타임스는 26일 '미국과 서방 동맹들의 탱크 원조가 러시아와 우크라를 더욱 수렁으로 몰고 갈 것이고, 갈등의 종료를 더 멀어지게 할 것'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이와 같이 주장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비록 이 결정이 우크라 군대의 전투 능력을 얼마나 상승시킬 것인지 확실치는 않지만, 미국과 독일의 공격용 탱크 제공은 의심할 여지 없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수렁으로 끌고 갈 것이고 이 갈등의 종료를 더욱 멀어지게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미국과 독일에 뒤이어 폴란드, 네덜란드, 노르웨이, 스페인, 핀란드 등 더 많은 (서방) 동맹국들이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유럽의 우크라이나 동맹국들은 통틀어 약 80여 대의 탱크를 전선에 보낼 것이라고 폴리티코가 보도했다"고 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이러한 움직임은 러시아와 우크라 간 이미 충분히 복잡한 상황을 더 악화시킨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방의 탱크 제공은 양자 간 평화회담 재개 가능성을 없애버리는 결정이다. 서방 탱크는 '다른 탱크들처럼 불타 버릴 것'이다. 하지만 탱크는 비싸기 때문에 유럽 납세자들이 재정부담을 다 져야 할 것이다. 그 와중에도 미국인들만이 (무기 판매로) 이윤을 남길 것"이라 했던 러시아 대통령 대변인 드미트리 페스코프의 성명을 전했다. 즉 글로벌타임스가 러시아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셈이다.

글로벌타임스는 또 자국 군사전문가들의 의견을 인용해 "우크라가 서방의 고도로 발전된 무기들을 제공받더라도 우크라 군대가 이를 잘 다룰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며 "현재 상황은 긍정적이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방이 개입하면 개입할수록 러시아와 우크라 간의 갈등이 심해져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대립'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우크라이나가 여러 국가에게서 임시로 지원받은 무기 및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며 "불충분한 훈련과 미흡한 물류 지원의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과 독일의 탱크는 중량급 주력 전차라 겨울에 운용하기 좋은데, 길이 진창길로 변하는 봄과 여름엔 위력이 떨어진다고도 전망했다. 러시아, 벨라루스, 우크라이나 등의 지역에서 봄이 되면 땅이 갯벌처럼 진흙으로 변해버리는 '라스푸티차' 현상이 빈번하게 일어나는데, 서방 탱크는 이를 고려하지 않고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다만 군사전문가의 말을 인용한 글로벌타임스의 기사는 자못 객관적인 전력 분석인 것처럼 보이지만, 중국이 러시아와 밀착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만큼 서방 견제용 발언이란 평가도 나온다. 미국이 25일(현지시각) M1 에이브람스 전차 31대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겠다고 했고, 독일도 같은 날 레오파드2 전차 14대를 보내기로 한 것에 중국도 내심 놀란 것 아니냔 것이다.

독일의 레오파드 전차. [사진=연합뉴스]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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