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시사기획 창. [사진=KBS 유튜브]

한국 20대 남녀갈등을 진단함과 동시에 해결책을 모색하자는 취지로 기획된 KBS 다큐 '이대남 이대녀'가 한국 페미니스트의 '한남(한국남자)' 증오·혐오를 여실히 드러냈단 평가가 나온다. 이로 인해 젊은 남성들이 주로 이용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여성 배려만 외칠 뿐 남성에 대한 이해·배려는 전혀 없는 한국 사회에 대한 성토가 이어지고 있으며, 한국 남성과 여성들이 서로가 최고라고 외치던 2010년대의 모습이 왜 온데간데 없어진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7일 오후 10시 KBS에서 '시사기획 창-이대남 이대녀'가 방송됐다. 이 프로그램의 취지는 지난 20대 대선에서 20대 남성과 20대 여성의 크게 엇갈린 표심 이면에 존재하는 남녀갈등의 실상을 파악하고, 궁극적으로는 그 해법을 모색하는 것이다. 이에 시사기획 창 측에서는 '이념과 성향이 다른 20대 남녀 6명이 함께 여행을 떠나는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한국 페미니즘이 한국 남성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가 여실히 드러났다고 평가하고 있다. '말티즈(가명)'란 이름의 여성 참가자가 페미니즘적 성향을 가감 없이 보여줬기 때문이다.

이 참가자는 한국 남성이 군대 복무에 있어서 '독박(혼자 모두 뒤집어쓰거나 감당하는 것)'하고 있단 문제에 대해 "우리가(여성이) 군대가라고 한 거 아니고 그거는 국방부에 가서 말해야 되지 않나"라며 자신과는 전혀 상관 없다는 식의 논리를 폈다. 또 "(다른 참가자가) 여가부가 폐지돼야 한다는 걸 찬성한다고 했는데 그럼 국방부에서 잘못된 정책이 실수로 나오면 국방부를 폐지해야 되냐"고 반문했다. 이는 군문제가 부각될 때마다 한국 페미니스트들이 내세우는 주장으로, 페미니즘 책에 '군문제 대응 화법'으로 버젓이 포함된 논법이다.

한국 남성의 군복무 '독박' 문제 관련해 "우리가 군대 가라고 한 거 아니고, 그거는 국방부에 가서 말해야 되지 않나"라고 말하는 참가자 '말티즈'. 이 말에 당황해하는 남성 참가자의 표정이 부각되고 있다. [사진=KBS 유튜브]

이 참가자는 "'당신은 페미니스트입니까?'라는 질문에 '아니오'라고 대답하는 사람은 '나는 성차별주의자입니다'라는 소리를 하는 거랑 똑같은 말이다"라며 "페미니스트라는 것은 여성우월주의가 아니라 남녀 평등주의다. 남녀차별금지 운동을 하는 것을 페미니즘이라 하고 그 운동을 하는 사람들을 페미니스트라고 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더해 '초코파이'라는 가명을 쓰는 다른 여성 참가자가 "나는 불편한데 왜 상대는 이해를 못하냐. 왜 여자는 불편하고 남자는 안 불편하냐"고 묻자 참가자 '말티즈'는 "왜 여는 불편하고 남은 안 불편하냐고 묻는건가"라며 "그럴 수도 있지"라고 대답했다. 즉 "여성이 불편하다면 남성도 불편할 수 있다. 왜 그걸 이해하지 못하냐"는 물음에 "여성만이 불편할 수도 있다"고 말한 것이다.

참가자 '초코파이(왼쪽)'가 "나는 불편한데 왜 상대는 이해를 못하냐. 왜 여자는 불편하고 남자는 안 불편하냐"고 묻자 "그럴 수도 있다"고 대답하는 참가자 '말티즈'. '초코파이'는 이 대답에 놀라며 울음을 보이기까지 했다. [사진=KBS 유튜브]

이 외에도 대면 논의 후 메신저 단체 대화방 익명 논의에서 군 복무 문제의 형평성을 지적하는 남성들을 두고 '군무새(군대+앵무새, 복무중인 군인과 전역 남성들을 비하하는 남혐 용어)'라 지칭한 당사자도 '말티즈'일 것으로 시청자들은 추측하고 있다.

대면 논의 후 익명 단체 대화방 논의에서 남성들을 '군무새'로 지칭하는 참가자가 나타나기까지 했다. [사진=KBS 유튜브]

시청자들은 이러한 방송내용을 토대로 참가자 '말티즈'가 한국 페미니스트의 전형을 보여준다고 보고 있다. 오로지 여성의 입장만 강변하고 여성에 대한 이해와 배려만을 강요하는 한국 페미니스트의 폭력적인 본성이 드러난단 것이다. 특히 논란의 중심에 있는 20대 남성 시청자들의 반발이 거세다. "'군무새'라고 비하할거면 본인부터 군대 다녀오는 게 맞지 않나" "너무 괘씸하다" "무논리지만 단합만 잘 이룬다면 영향력이 커진다는 걸 느꼈다" 등의 반응이 있었다.

시청자들은 참가자 '초코파이'야말로 바람직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한다. 그는 가명을 '초코파이'로 정한 것에 대해 "초코파이의 한자가 '정(情)' 아시지 않냐"며 "정의 뜻이 마음 정인데, 서로 생각은 다르지만 마음 열고 같이 화합하자"는 뜻으로 지었다고 설명했다. 또 "저는 여성이기에 (말티즈가) 어떤 말씀하시는지는 잘 알겠지만, 여성이 우대받아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아울러 '말티즈'에 대해 "왜 나의 아픔은 보면서 타인의 아픔은 보지 못하냐. 왜 나는 생각하면서 다른 사람은 생각하지 못하는가"라며 "그렇게 되기까지 그 사람도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래서 마음이 너무 아팠다"고 말해 생각이 다른 사람을 '이해'하려는 열린 자세를 보여준단 평가를 받았다. 시청자들은 '초코파이'가 "사람을 성별로 판단하는 게 아니라 사람 그 자체로 본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참가자 '초코파이'는 여성이지만 무조건적으로 페미니즘에 동조하는 것이 아닌 남성과 여성을 모두 배려하는 자세를 보여줬단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KBS 유튜브]

이를 계기로 한국 여성의 '한남 혐오'는 언제, 어디서, 어떻게, 왜 시작됐는지에 대한 논의가 시작될 조짐도 감지된다. 시청자들은 '남성에게서 남성성 박멸' '여성 우월' 등의 급진 성향을 보이는 래디컬 페미니스트들이 한국 여성학계와 여성운동의 주류로 나서면서 여성들 사이에서의 담론을 주도하게 된 것이야말로 문제의 발단이라 여기기 시작하는 모양새다. 시청자들은 "페미니즘 담론이 극단적으로 수용·논의·재상산되고 있는 여성 전용 온라인 커뮤니티들이 문제다"란 평가를 내리고 있다.

2010년대 중후반 전까진 젠더갈등이 없던 사회 분위기를 그리워하는 반응도 감지된다. 과거 축구동호회 커뮤니티에 '한국남자가 좋다는 일본여자들'이란 글이 올라오자 "난 일본 여자보다 한국 여자가 좋다" "얼마전 일본 갔다왔는데 한국 여자만큼 예쁜 일본 여자를 본 적이 없다" "한국 여자가 최고다" 등의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또 이 반응을 본 여성 네티즌들은 "근데 왜 나랑 안사귀어 주냐" 등의 반응을 보여 소위 '훈훈한 상황'이 연출됐었다. 네티즌들은 "이렇게 사이가 좋던 한국 남녀가 도대체 어쩌다가 갈등이 폭발하게 된 거냐"며 "정부는 출산율 걱정하기 전에 젠더갈등을 부추기는 페미니즘의 해악성부터 인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2010년 초중반일 것으로 짐작되는 시기 '한국남자가 좋다는 일본여자' 글에 달린 한국 여자가 최고라는 댓글들. 이를 본 여성 네티즌들은 '한국남자가 최고'라는 반응을 보여주는 등 현재는 좀처럼 볼 수 없는 훈훈한 상황이 이어졌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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