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개봉과 함께 학교폭력(이하 학폭) 문제를 사회적 이슈로 부각시킨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 파트 2가 지난 10일 공개됐다. 5시에 파트2 (9~16회)가 일괄적으로 공개되면서 일시적으로 서버가 멈추는 현상까지 발생해, 드라마의 인기를 입증했다.

지난 10일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 파트2. [사진=넷플릭스]
지난 10일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 파트2. [사진=넷플릭스]

지난해 12월 30일 파트1이 공개된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더 글로리'는 수많은 화제를 낳았다. 김은숙 작가가 뿌려놓은 각종 복선과 떡밥을 풀이하는 유튜버까지 등장하면서, 파트2 공개를 기다리는 수많은 애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더 글로리' 중간고사 이벤트 등으로 넷플릭스 서버 두 차례 다운돼

넷플릭스는 파트2 공개에 앞서, '더 글로리' 중간고사 이벤트를 예고했다. 지난 3일 진행될 예정이던 중간고사 이벤트는 접속자 폭주로 서버가 다운돼 공개되지 못했다. 한꺼번에 몰린 접속자로 인해 서버에 과부하가 발생한 것이다.

당시 넷플릭스는 "시간 내어 참여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서버 및 이슈 체크 후 중간고사 진행 및 결과 관련해 빠른 시간 내 재공지 드리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9일, 넷플릭스는 한 번 더 접속 폭주를 사과하며 '중간고사' 이벤트를 재공지했다.

하지만 서버 다운은 10일에 다시 발생했다. 오후 5시에 일괄적으로 공개된 '더 글로리 파트2'에 시청자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일시적으로 서버가 멈춰 사용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넷플릭스 서버 터졌다", "'더 글로리' 파트2 보려고 반차냈는데", "서버가 또 터진겐가" 등의 반응이 나왔다. 한 사용자는 '텅' 빈 채 로딩바만 떠 있는 상태의 넷플릭스 이미지를 올리기도 했다.

다행히 서버는 단 몇분만에 정상 재개됐다. 사용자들은 "한 번 로그아웃 하세요", "로그인 다시 하니 좀 걸려도 재생은 됨", "5분 지나면 괜찮아요" 등의 반응을 보이며 시청 팁을 공유했다.

파트2 공개와 함께 살짝 불거진 넷플릭스 서버 문제는 '더 글로리'의 인기를 다시금 증명했다. '넷플릭스는 전국민 동시 시청을 대비해야 한다'는 말이 나돌 만큼, 전 국민이 ‘더 글로리’에 열광한 이유는 무엇일까?

넷플릭스는 파트2 공개에 앞서 '더 글로리' 중간고사 이벤트를 예고했지만, 시청자 폭주로 불발됐다.
넷플릭스는 파트2 공개에 앞서 '더 글로리' 중간고사 이벤트를 예고했지만, 접속 폭주로 불발됐다.

시청자들, 학폭을 용인한 권력에 대한 분노에 격하게 공감

송혜교의 복귀작이자 김은숙 작가의 첫 번째 장르물이라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지만, 무엇보다도 인기를 끈 요인으로는 ‘학폭을 용인한 권력에 대한 분노’가 꼽힌다. 학폭 피해자 문동은(송혜교)이 당한 피해와 분노에 공감하면서, 문동은이 제대로 복수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응원하며 공감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더 글로리’ 파트1에서는 문동은이 부와 권력을 가진 가해자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치밀하게 복수의 밑그림을 그려가는 과정이 촘촘하게 담겼다. 문동은이 조력자인 주여정(이도현)과 강현남(염혜란)과 피해자 연대를 형성해 가는 과정에서, 앞으로 어떤 복수가 펼쳐질지 기대를 모았다.

반면 파트2에서는 본격적으로 문동은의 복수가 전개돼, 시청자들의 공감지수가 폭발한다. 연출을 맡은 안길호 감독은 "본격적으로 문동은과 (학교폭력 주동자였던) 박연진(임지연)의 싸움이 시작된다"며 "모든 '떡밥'이 회수될 것"이라고 귀띔한 바 있다.

실제로 공개된 파트2에서 문동은은 손에 피 한 방울 안 묻히고 깔끔하게 복수를 마무리한다. 치밀하게 준비된 문동은의 복수극이 좀 과하다 싶은 순간이 없지 않지만, 한 치의 반성도 없는 박연진의 태도는 시청자들의 분노 게이지를 상승시킨다. 박연진은 “이 악물고 팔자 고칠 기회를 준 게 죄야? 왜 없는 것들은 인생에 권선징악·인과응보만 있는 줄 알까?”라는 말로, 문동은의 복수극을 정당화시킨다.

문동은이 온 인생을 걸어 준비한 복수의 덫에 가해자들은 꼼짝없이 당했다. 애초부터 의리라고는 없었던 가해자 무리는 쉽게 와해됐다. 가해자들은 자신의 잘못이 드러난 순간에도 "혼자 죽지 않겠다"며 옆에 있는 친구를 끌고 들어가, 서로에게 칼을 겨누었다. 복수의 판을 깐 문동은의 입장에서는 손을 안 대고 코를 푼 셈이다. "없는 것들은 인생에 권선징악과 인과응보만 있는 줄 안다"라고 비아냥대던 박연진과 그 무리는 결국 철저한 '권선징악', '인과응보'의 결말을 맞았다.

부자 남편을 만나는 게 최대 목표였던 최혜정(차주영)은 목소리를 잃었고, 이사라(김히어라)와 박연진(임지연)은 감옥에 갇혔으며, 전재준(박성훈)과 손명오(김건오)는 죽음을 맞이했다.

자신의 복수를 마친 문동은의 선택은 옥상 위였지만, “우리 아들을 살려달라”는 주여정 엄마의 간곡한 외침은 문동은에게 한줄기 빛이 되었다. 박연진 엄마로부터 돈을 받고 문동은의 자퇴를 강요한 엄마가 1차 가해자였던 것과 달리, 문동은의 목숨을 주여정 엄마가 구한 것이다. 주인공의 파탄을 피한 결말은 ‘용두사미’가 아닌 ‘용두용미’로, 주여정의 복수가 시작되는 것으로 드라마는 막을 내렸다.

'더 글로리' 파트2에서 학폭 피해자 문동은(오른쪽)은 박연진을 비롯한 가해자들에게 깔끔한 복수를 마무리한다. [사진=넷플릭스]
'더 글로리' 파트2에서 학폭 피해자 문동은(오른쪽)은 박연진을 비롯한 가해자들에게 깔끔한 복수를 마무리한다. [사진=넷플릭스]

문동은의 치밀한 복수는 부조리한 현실을 파괴...시청자들의 절대적 지지 받아

문동은의 복수는 섬세하면서도 치밀했고, 시청자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았다. 학폭이 만들어낸 절대적인 부조리를 파괴했기 때문이다.

학폭을 막아야 하는 학교 선생님이나 경찰은 오히려 가해자 편을 들었다. 피해자가 구제를 받거나, 가해자가 정당한 처벌을 받지 않았다. 심지어 드라마에서는 어느 누구보다 피해자 편이 돼야 하는 엄마마저 가해자 편에 서서 문동은을 괴롭혔다. 문동은은 이들 모두에 대해 복수한다.

이처럼 가해자가 합당한 처벌을 받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에서는 ‘사적 복수’가 불가피하다는 것을 ‘더 글로리’는 보여주고 있다. 바로 그 점에서 시청자들은 잔혹하고 치밀한 ‘더 글로리’의 사적 복수에 열광할 수밖에 없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결국 학폭 관리 감독 시스템과 사회 권력이 절체 절명의 위기에 처했음을 알려주는 경고등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것이다.

더욱이 학폭 자료를 가지고 나타난 문동은을 언급하는 박연진을 향해 이사라(김히어라)는 “연예인인 너나 문제지, 우리같은 일반인은 상관없다”고 말한다. 공인이 아니기에 가려진 가해자와 피해자가 얼마나 많을 것인지를 미루어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따라서 전 사회와 국가가 학폭에 대한 인식 제고를 통해, 학폭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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