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일정상회담을 앞둔 윤석열 대통령이 일본 매체들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전세계 반도체 공급망 재편 과정에 한일 양국의 협력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이를 위한 한일 경제안보대화 협의체 창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전날 전세기를 타고 일본으로 향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아사히신문, 마이니치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 1면에 보도된 서면 인터뷰에서 경제 안보 분야에서 양국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반도체 산업을 주도하는 한국, 미국, 일본, 대만 등의 실질적 협력이 글로벌 협력망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반도체 공급망 안에서 각국의 강점을 활용해 상호 보완적인 협력 분야를 발굴하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양국 정상이 도쿄서 열릴 한일정상회담에서 반도체 공급망 강화를 위해 한일 경제안보대화 협의체 창설 방침을 확인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한미일 경제안보대화와는 별도로 두 나라만 참여하는 새로운 경제안보대화가 신설되는 것으로 요미우리는 "반도체와 광물 자원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첨단기술에서 우위를 확보하는 것이 주요국의 과제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미일 경제안보대화는 지난해 11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개최된 3국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협의체이다. 지난달 27일 미국 호놀룰루에서 열린 첫 협의체 회의에서는 양자·바이오·우주 등 신흥·핵심 기술 분야 협력과 전문인력 교류 확대, 반도체·배터리·핵심 광물의 공급망 안정화, 기술 보호, 데이터 이동과 보호, 경제적 상호의존의 무기화 대응 등이 논의됐다.

요미우리는 "양국이 최대 현안인 징용 문제의 진전을 확인한 뒤 정치·경제·문화 등 여러 분야에서 관계 정상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최태원 SK그룹·정의선 현대차그룹·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국내 주요그룹 총수들은 오는 17일 일본에서 열리는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BRT)'에 참여하기 위해 이날 출국한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이날로 예정된 윤 대통령 방일 일정에 앞서 전날 출국했다. 이 회장은 일본 기업인들과 별도 미팅을 통해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 회장은 오는 17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와 일본경제단체연합회(이하 경단련)가 도쿄에서 개최하는 BRT에 참석한다. 윤 대통령 방일에 맞춰 준비된 이 행사에는 국내 4대 그룹 총수 뿐 아니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윤 삼양그룹 회장,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 류진 풍산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등 전경련 회장단 5인도 참석한다. 양국 경제협력 및 글로벌 현안 공동 대처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