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국무위원장이자 총비서 김정은의 유고시 북한의 권력 승계 1순위는 그의 여동생 김여정이라는 미국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왔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트 차 아시아 담당 부소장 겸 한국석좌와 캐트린 카츠 한국석좌는 14일(현지시간) ‘북한의 리더십에 대한 정답없는 질문들’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북한에 잠재적 티핑 포인트(전환점) 또는 급변사태를 불러올 수 있는 세 가지 리더십 변수들 즉 정치적 통제, (김정은의) 건강, 리더십 계승과 관련해 미국의 전직 정보 분석가들과 전문 학자들이 CSIS가 주최한 워크숍에서 토론한 결과물을 담고 있다.

이들은 김정은이 권력을 강화해왔으며 그 어느 때보다 자신감이 넘쳐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정은의 권력이 가장 취약했을 때는 2011년 12월 갑작스럽게 사망한 아버지 김정일을 대신해 고작 3년 간의 준비 기간을 거친 뒤 갓 30살에 왕좌에 올랐을 때였다. 그러나 김정은은 집권 후 불과 6개월 만에 당, 정, 군 포함 6개의 중요 직책을 획득했다.

김정은은 그의 권력을 공고화하기 위해 핵미사일에 의존했다. 또한 2013년 고모부 장성택, 2015년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2017년 이복형 김정남 등 아버지의 친구 및 김정은의 시각에서 그에게 위협이 될만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주기적으로 잔인한 숙청을 단행했다.

또한 김정은은 아버지 세대의 나이가 많은 정치인들을 퇴임시키고 혼인을 통해 새로운 권력 이동을 조율했다. 예를 들어 그의 여동생 김여정은 북한의 2인자인 최룡해 당비서의 아들과 결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은 인민들에게 인기가 높았던 할아버지에 대한 향수를 끌어내기 위해 성형수술도 마다하지 않았다. 또한 2020년 반동사상문화법 제정을 통해 북한 내 정보 유입을 더욱 강력하게 통제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김정은의 성공적인 권력 공고화에도 불구하고 상황은 여전히 예측하기 힘들다”며 “김정은의 자신감이 북한 내부의 취약성을 가리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정은은 모든 독재자들이 직면하는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 즉 체제 생존을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경제 개방을 통해 생존에 필요한 번영을 구가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개방은 정권의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 현재 북한은 코비드19 팬데믹으로 인해 2020년 북중국경을 봉쇄한 여파로 1990년대 대기근 시대 이래 최악의 경제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향후 북한 엘리트들의 탈출, 변덕스러운 숙청, 강화된 정보와 이데올로기 통제, 탈북의 증가, 세대 간 긴장 그리고 북한주민의 저항 등이 김정은의 권력이 약화되는 조짐으로 볼 수 있는 요소들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이 북한의 리더십과 관련해 제시한 가장 큰 불안정성은 바로 김정은의 건강이다. 김정은의 갑작스러운 사망 또는 신체적 불능상태는 북한정권의 권력 통제와 승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김정은은 많은 건강 문제들을 가지고 있다. 비만, 줄담배, 고혈압, 통풍, 그리고 당뇨병과 심장병과 같은 가계력. 이러한 의학적 상황에도 불구하고 김정은이 언제 또는 어떻게 사망하거나 신체적 불능상태에 빠질지는 알아내기 어렵다.

김정은의 건강이 체제의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을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그의 유고 시점이다. 김정은이 살만큼 살고 사망하거나 분명한 후계자 없이 갑작스럽게 사망할 경우 말이다. 한 전문가는 김정은이 만일 오늘 사망한다면 권력승계는 그의 여동생 김여정에게로 비교적 순적하게 이양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과거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북한체제는 계속 이어질 것이다.

북한의 헌법은 권력 승계 과정에 대해 밝히지 않고 있다. 당 규약에도 명문화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1994년 김일성 사망과 2011년 김정일의 갑작스러운 사망에 비춰볼 때 분명한 과정이 존재한다.

현재로서는 김정은의 분명한 후계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만일 김정은이 가까운 장래에 사망하거나 불구가 될 경우 김여정이 권력승계 과정에서 리더가 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는 데 동의했다.

김여정은 최근 북한체제에서 중요한 권력을 갖고 있다. 김여정에게로 권력 승계는 북한체제 안에서 발생한 첫 수평적 권력 이동이다. 또한 그녀는 북한체제 역사상 첫 여성 리더다.

최근 몇 달 동안 권력승계와 관련해 중요하게 여겨진 인물은 김정은의 딸 김주애다. 그녀는 작년 11월 화성-17형 발사장에 아버지와 함께 처음 등장했다. 김주애의 빈번한 등장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김씨 일가는 전통적으로 사생활을 극비에 부쳤다.

김주애의 등장과 관련해 김정은의 의도에 대한 많은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그의 딸을 통해 자신을 인간화하고 부성애를 강조하며 북한이 보유한 핵을 관리할 책임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한다. 다른 전문가들은 김주애의 데뷔는 국내외적으로 핵보유국으로서의 북한의 존재를 알리고 김씨 일가의 권력이 공고하며 다음세대로 이양될 것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더 극단적이나 그럴듯한 설명은 리설주와 김여정 사이의 권력 암투다. 김여저의 정치적 권력이 커짐에 따라 리설주가 딸을 등장시킴으로써 이를 견제하고 나섰다는 것이다. 이러한 설명들은 모두 각각 또는 복합적으로 타당해 보인다.

김주애의 공개적 행보는 특히 그녀의 어린 나이로 인해 후계자로 지명됐다는 결론을 내리기에는 회의적이다. 그러나 앞으로 그녀가 고체 연료에 대해 과학자들 앞에서 강의를 하는 등 김주애의 능력에 대한 신격화가 시작될 경우, 그러한 결론도 가능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또한 김주애가 김정은이 지목한 후계자일 가능성도 있다. 김주애는 2023년 들어 빈번하게 아버지와 함께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또한 그의 오빠가 실제 후계자일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시나리오에서 그녀의 오빠는 대중의 검열로부터 보호받고 있는 것일 수 있다. 김주애가 시선을 끄는 동안 그는 아마도 지금 스위스의 어느 기숙 학교에 다니고 있을 수도 있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