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월 22일 서울 여의도 KBS본관 로비에서 고대영 KBS 사장의 해임제청안이 이사회를 통과한 뒤 마이크를 잡은 성재호 2노조위원장과 KBS 아나운서들. (사진=연합뉴스)

KBS 라디오 진행자 김방희가 프로그램에서 자진하차했다. 전날 대학생 단체 신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이하 신전대협)가 'KBS·MBC에 숨어있는 음주운전 전과자를 제보한다'는 성명문에서 KBS 라디오의 김방희, MBC 라디오의 신장식 등을 지목한 데 따른 결과이다. MBC 라디오의 신장식의 거취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

KBS는 17일 "김방희에 대한 음주운전 의혹을 확인해본 결과, 본인이 사실을 인정하고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앞으로 라디오 진행자를 기용할 때, 출연자 개인에 대한 검증을 철저히 해서 불미스러운 일로 하차하는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신전대협은 전날 성명문에서 KBS 라디오 프로그램 <성공예감 김방희입니다>를 거론하며 "김방희 생활경제연구소 소장은 전과자이다. 음주운전 3회로 징역형까지 받았다"고 폭로했다. 신전대협은 "세 번이나 적발될 때까지 그의 '음주운전 성공예감'은 몇 번이나 적중했을까. 음주운전 사실이 발각된 당시에도 방송 <성공예감>은 계속 진행됐다. 지금도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청취자들은 이러한 사실도 모른 채로, 음주운전 전과자의 목소리로 들려주는 '성공예감'을 출근길마다 함께 하며 살아가고 있다"고 했다.

TBS에서 MBC로 넘어온 MBC 라디오 진행자 신장식은 정의당 사무총장 출신이다. 신전대협은 그가 음주운전 1회, 무면허 운전 3회의 전과를 기록한 변호사라면서 "2020년엔 국회의원 선거에서 음주운전 전력으로 인해 사퇴했다. 국회의원 후보를 사퇴한 음주·무면허 운전 전과자를, 공영방송 MBC가 라디오 진행자로 섭외했다. MBC가 스스로 다지며 행동으로 실천한 투철한 윤리의식의 현주소"라고 비판했다.

KBS 라디오가 진행자 김방희의 하차 소식을 전한 데 반해 MBC 라디오는 아직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신전대협은 "음주운전 등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들은, 방송 출연 정지 처분을 받는다. 그런데 왜 저들은 무사했는가? 꼭 그 자들이어야 했는가?"라며 "'열린우리당 영입인재' 출신이어서 그런 것인가? '정의당 사무총장' 출신이어서 그런 것인가? 대체 대한민국 공영방송 안에 숨어있는 그런 못된 사람은 얼마나 더 많은 것인가?"라고 했다.

KBS 차기 보도국장으로 지명된 성재호 기자도 논란이다. KBS 방송인연합회(회장 정철웅, 이하 '방송인연합회')는 전날 입장문을 통해 "KBS를 '이재명 방송' '문재인 방송'으로 만든 사람은 많지만, 그중 가장 큰 역할을 한 사람이 성재호 취재주간"이라며 "그 과정에서 자신과 생각이 다른 자들을 용인하지 않고, 필요할 경우 그들에게 폭력을 행사해서라도 자신의 의지를 관철하는 것을 당연시하는 반민주·독재적인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였다"고 비판했다.

성재호 기자는 2017년 당시 민주노총 산하 KBS 노조를 이끌며 고대영 KBS 사장과 강규형 KBS 이사의 퇴진 운동을 주도했다. 방송인연합회는 "2017년 9월 성재호가 주도한 홍위병들은 적법하게 출근하고 있는 이사들의 출근을 방해하면서 사실상 그들을 린치하는데, 특히 성재호는 이병도, 강윤기, 이진성, 오태훈 등 6명과 함께 이사회에 출석하려는 강규형 이사에게 집단행동을 가하면서 통행을 가로막거나 승강기 운행을 지연시키는 수법으로 이사회 출석을 방해했다"며 "법원은 이들의 책임을 인정하고 각각 100만 원의 손해배상책임을 선고한 바 있다. 당시 발생했던 사건과 관련해 형사 고발 절차도 현재 진행되고 있다. 현 정치부장 이병도는 본관 5층 복도 통로에서 강규형 이사의 길을 막고 버텼고, 현 뉴욕 특파원 강윤기는 본관 2층 승강기에 타서 버튼을 계속 누르는 수법으로 승강기 운행을 지연시켰다고 한다. 성재호는 민주노총 KBS 본부노조 조합원들에게 이 같은 만행을 지시 및 감독한 사실이 인정됐다"고 밝혔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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