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규 전 중수부장 자서전 발간 두고 법조계 '곱지않은 시선'

노무현 전 대통령 뇌물사건 수사를 둘러싼 비화를 담은 이인규 전 대검 중수부장의 회고록, ‘나는 대한민국 검사였다-누가 노무현을 죽였나’라는 회고록의 내용이 17일 공개돼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지만 이를 바라보는 검찰 주변, 법조계의 시선은 곱지않다. 

이명박 정권 출범 1년여만인 2009년 5월23일에 있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극단적 선택은 자신의 대통령 시절, 가족들이 박연차라는 사람으로부터 100억원에 가까운 뇌물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검찰수사를 받게된 것에 따른 극도의 수치심에 따른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은 이후 한국정치 지형을 극단적 좌우대결의 장으로 만들었다. 이인규 전 중수부장이 회고록에서 말한대로, 문재인 정권의 등장과 좌파의 득세는 노 전 대통령의 극단적 선택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의 감옥행과 탄핵은 노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좌파들의 광기어린 복수극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2009년초, 이명박 정권의 청와대가 대검 중수부장으로 이인규 검사장을 발탁했을 때, 검찰 안팎에서는 의외라는 반응이 나왔다. 특수통으로 분류할 수는 있지만 서울지검 특수부 검사나 특수부장을 거친 정통 특수통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이에대해 명쾌한 해답을 던진 사람이 당시 친이명박계 국회의원 홍준표였다.

“1999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선거법 위반으로 피선거권이 박탈된 야인의 신분으로 미국에 머물려고 왔을 때, 나와 당시 주미 대사관에 법무담당관으로 파견근무를 하던 이인규가 공항에 픽업을 하기 위해 나갔고, 이인규가 운전사를 했다” 검찰 안팎의 궁금증이 해소되는 순간이었다. 

그는 2003년 서울중앙지검 형사9부장으로 SK분식회계 사건 등을 수사하면서 한때 '재계의 저승사자'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과도한 언론플레이 등 그가 수사한 사건들을 들러싼 잡음이 그치지 않아 검찰내에서는 “너무 성과에만 집착한다” “일처리가 매끄럽지 않다”는 평판이 나돌았다. 

결과론일 수도 있지만. 이인규 중수부장에 의한 박연차 게이트 수사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이라는 뜻밖의 결과를 불러오자 당시 검찰 안팎에서는 같은 문제점이 지적됐다. 특히 ‘논두렁시계’ 문제가 불거졌을 때 논란이 적지 않았다. 

“이인규 중수부장이 이명박 대통령과 청와대를 의식해 너무 공명심에 취해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은 물론, “다음 검찰총장으로 직행하려는 것 같다”는 말까지 나왔다. 

그는 2017년 미국으로 떠나기 직전 논두렁시계 문제에 대해 자신이 아니라 국정원이 언론에 흘린 것이라는 해명서를 언론에 보내기도 했는데, 문제의 진술이 국정원이나 청와대 등에 “한건 했다”는 식으로 전파한 소스가 자신과 대검 중수부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결국 노무현 대통령이 극단적 선택을 하자 평소 그를 그를 탐탁하지 않게 생각했던 특수통들은 “수사를 매끄럽게 하지 못해 발생한 사고”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 전 중수부장의 회고록이 노 전 대통령이 사망한지 무려 14년이나 지나서 나온 것을 두고서도 뒷말이 적지 않다. 

그가 중수부장 시절 중수부 검사로 일했던 변호사는 “문재인 정권 5년간은 외국에서 사실상의 망명생활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점을 이해하지만 민주당과 좌파들이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을 두고 온갖 허위사실에 거짓선동을 할 때는 왜 침묵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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