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지난 2018년 6월 12일 오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호텔에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역사적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지난 2018년 6월 12일 오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호텔에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전화 핫라인이 가동됐던 것이 확인됐다. 김정은은 한국전쟁 종전선언에 상당히 집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책 출간을 계기로 미국과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직접 전화통화를 했던 사실이 밝혀졌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중 유명 인사들에게서 받은 친서 150점을 모은 책 ‘트럼프에게 보낸 편지들(Letters to Trump)’을 다음 달 25일에 출간할 예정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출간에 앞서 지난 9일 기자들에게 김정은과 주고받은 친서와 그 내용에 대해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김정은이 “실제로 전화를 걸어 올림픽에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He actually called and said he wanted to be part of the Olympics)”고 밝혔다.

김정은이 백악관으로 전화를 걸어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를 한 것이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는 김정은이 2018년 1월 신년사에서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의사를 밝힌 것이 시작이라는 게 정설이다.

또한 미북 정상회담도 그 해 3월 5일 평양을 방문했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8일 백악관을 방문해 방북 결과를 설명한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에 공개된 미북 정상 간 전화통화 내용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은 그 이전에 이미 전화 핫라인을 개설하고 올림픽 참가와 정상회담을 논의했을 가능성이 있다.

미국과 북한이 언제, 어떻게 전화 핫라인을 개설했는지는 알 수 없다.

워싱턴의 북한 전문가인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국장은 VOA에 “전후 맥락을 볼 때 북한 수뇌부가 미국과의 외교를 결심하고 2017년 10~12월 기간 중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발간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책에는 김정은이 2018년 7월 30일에 보낸 서한도 포함돼 있다.

김정은은 이 서한에서 “대통령 각하, 나는 1차 정상회담 당시 우리 사이에 확립된 훌륭한 관계에 굳건한 믿음을 가져준 데 대해 깊은 감사를 표한다”고 적었다.

이어 “비록 기대했던 종전선언이 빠진 데 대해 애석한 감은 있지만, 각하와 같이 영향력 있고 뛰어난 정치인과 좋은 관계를 맺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나는 확실히 종전선언이 양국 간 관계 발전을 고무시키고 세계 평화와 안전을 촉진하는 세계사적 사건으로서 이른 시기에 빛을 볼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김정은이 한국전쟁 종전선언에 강한 애착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VOA는 설명했다.

2018년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은 판문점에서 만나 판문점선언을 채택했다.

두 정상은 이 선언에서 “남과 북은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이 되는 올해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한다”고 합의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도 싱가포르 1차 미북 정상회담을 앞둔 6월 7일 (한국전쟁) “종전을 위한 합의에 서명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닷새 뒤인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미북 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은 빠졌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새로운 미북 관계 수립, 한반도 평화체계 구축, 한반도 비핵화, 미군 유해 송환에 합의했지만 종전선언은 빠졌다.

이에 대해 켄 고스 국장은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그리고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같은 참모들이 다른 생각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고스 국장은 “폼페오 장관과 볼튼 보좌관의 생각이 트럼프 대통령과 달랐다”며, “참모와 관료 집단이 반대하면 대통령의 뜻이라고 해도 추진이 어렵다”고 말했다.

미북 싱가포르 정상회담 다음달인 7월 6일 폼페오 장관은 평양을 방문해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을 만났습니다.

당시 북한은 폼페오 장관에게 종전 선언과 대북 제재 해제를 강하게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폼페오 장관은 이를 거부하고 전면적인 핵 신고와 핵 폐기를 북한에 요구했습니다.

그러자 북한 외무성은 평양을 떠나는 폼페오 장관에게 담화를 통해 “미국이 일방적이고 강도적인 비핵화 요구만을 들고 나왔다”고 비난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김정은의 개인적 친분이 아직도 미북 관계에 중요한 요인이라고 지적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대선에서 자신이 부정선거로 패했다며 다시 출마할 뜻을 밝혔고, 실제로 지난해 11월 15일 2024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의 가장 유력한 대통령 후보다. 최근 실시된 미 에머슨대학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46%의 지지율로 양자 대결에서 42%를 얻은 바이든 대통령을 누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트럼프를 선호하고 그의 재선을 바라고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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