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이 23일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지하철 탑승 시위를 강행한 시청역에서 이동 통제에 따라 움직이고 있는 시민들. [사진=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은 23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의 지하철 탑승시위 재개를 두고 "불법 행위는 반드시 바로잡도록 하겠다"며 강경 대응 입장을 밝혔다.

오 시장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장연 시위 관련 글을 올리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서울시는 늘 노력해 나갈 것"이라면서 이와 같이 말했다.

오 시장은 글에 시각장애 재즈피아니스트 겸 장애인 인식 개선 강사인 강상수 씨의 글을 공유하면서 "이분 말씀대로 오래 공들여 쌓은 장애인에 대한 인식에 피해를 주는 행위는 장애인 입장에서도 지혜롭지 않다"고 강조했다.

강 씨는 22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지하철을 이용할 때 역 직원분들의 감사한 도움을 많이 받는다"며 "종종 이러한 서비스가 정확하게 맞물리지 않을 때가 있지만 그렇다고 화풀이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란 입장을 밝혔다.

강 씨는 이어 "시각장애인 안내 서비스는 서울지하철 모든 역사에서 의무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라며 "그 서비스를 원활히 제공받지 못했다고 제가 지하철을 막고 드러누우면 어떻게 되겠냐. 그래도 되겠냐. 안 되는 일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하철 내에서 보이지 않는 자리를 양보해주시는 시민들께서 이제 더이상 제게 자리를 안내해 주시지 않는다고 한다. 전장연 지하철 시위로 인해 장애인에 대한 혐오가 생기셨다고 한다"며 "이런데도 지하철 시위를 해야 하느냐. 함께 산다는 건 나를 기다려준 누군가가 있다면 나도 누군가를 기다려주는 것, 내가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누군가의 일상에 훈수를 두지 않는 것, 우대받기만을 바라는 것이 아닌 사회의 흐름 속에 함께 버무러져 사는 것 아니겠냐"고 강조했다.

강 씨는 "내일부터 전장연의 지하철 불법 점거 시위가 예정돼 있다. 오세훈 시장님과 경찰 당국, 교통공사 임직원 여러분은 부디 내일 시위를 막아주시길 탄원한다"며 "죽어가는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살려달라. 시들어가는 이웃을 향한 순수한 사랑이 다시 꽃필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강 씨는 아울러 "모두가 안전한 내일을 위해 전장연은 지금 즉시 폭주를 멈춰주길 바란다"는 제언을 전장연에 건네기도 했다.

한편 전장연은 이날 오전 8시 경 지하철 1호선 시청역의 상행선 승강장에서(10-4 부근) 기자회견을 한 후 오전 8시 48분 경부터 지하철 탑승을 강행했다. 다만 경찰과 지하철 보안관의 저지로 승차하지 못했다.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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