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 미근동의 경찰청 입구 현관 모습.(사진=연합뉴스, 편집=펜앤드마이크)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의 경찰청 입구 현관 모습.(사진=연합뉴스, 편집=조주형 기자)

북한군의 기습 어뢰도발로 폭침된 우리 해군 천안함(함번 PCC-772) 사건이 제13주기를 맞이한 가운데, 인터넷 상에서 허위사실을 기반으로 천안함 유족들을 괴롭히고 저주했던 황당한 루머들을 막으려던 경찰관들에 대하여 법원이 지난 23일 원심을 대부분 수용해 논란이 예상된다.

법조계 소식통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이원범)는 이날 오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직권남용) 혐의로 기소된 전직 경찰 고위간부 5명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을 진행했다.

지난 2018년 12월부터 문재인 정부는 이들을 기소했는데, 그 이유는 천안함 좌초설 등 황당한 괴담·유언비어에 의한 허위사실유포행위가 횡행하던 인터넷 공간에서 이를 방어하려던 활동 자체를 여론조작 사건로 몰았던 일명 '댓글몰이 의혹'에 기인한다.

즉 예하 경찰관들로 하여금 댓글공작을 자행토록 했다는 일명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혐의를 뒤집어 씌운 것인데, 이에 대해 5년간 재판을 끌어오다 지난 23일 재판부가 징역형(집행유예)의 형량을 줄였을 뿐 죄가 있다고 본 원심을 뒤집지 않은 것이다.

재판부는 이들에 대하여 징역1년(집행유예2년) 등으로 판단한 1심에 결과에 대하여 징역형량은 1년 이하로 줄이거나 혹은 집행유예기간을 반으로 줄이는 데에 그쳤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일반인이 정부 정책에 우호적인 생각을 가진 것처럼 여론을 형성하려는 것은 명백히 헌법에 반하는 행위"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이들이 막으려던 천안함 괴담글에 대한 방어용 댓글은 무엇일까. 지난해 9월4일 <펜앤드마이크>가 보도한 <[단독] 文정부, 천안함 괴담론 막던 경찰 겨냥해 '댓글 몰이 수사' 충격!···왜> 기사에서 밝힌 바 있듯이, 경찰관들이 작성한 글의 내 일부 내용을 밝히자면 다음과 같다.

▶"실종자들을 구하는 것이 먼저라는 이야기입니다 희생자를 구하는데 모으고 그 후에 비판해도 늦지 않을거예요 ▶지금은 혹시라도 살아서 간절하게 구원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을 생존자들의 구호에 온 힘을 쏟아야 한다는 말 아닌가요.

▶유언비어가 난무할수록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에게 더욱 상처가 되는 것을 왜 모르나. 지금은 실종자들이 생존해 있기만을 기다리는 응원의 글이 가장 중요할 때가 아닌지? 정부를 정 못믿겠으면 (다음)아고라에 머물지 말고 직접 현장에 가서 잠수하시라.

▶"지금은 실종자 수색 및 구조가 먼저입니다 ▶지금 이런 논쟁보다도 1분1초라도 먼저 생존자를 구조하기 위해 온 국민의 성원을 모아야 할때라고 생각합니다.

이와 같은 경찰관들의 댓글을, 놀랍게도 재판부는 지난 23일 "명백히 헌법 질서에 반한다"라며 형을 뒤집지 않은 것이다.

한편, 이 사건으로 최종 책임자로 지목된 조현오 전 경찰청장은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죄로 기소되어 지난해 6월 징역1년6개월 형이 확정됐다. 조 전 청장 외에도 재판을 받게 된 이들은 (이하 前)황성찬 경찰청 보안국장, 정용선 경찰청 정보국 정보심의관, 김성근 경찰청 정보국장, 정철수 제주지방경찰청장, 김재원 경찰청 대변인 등이다./

북한군에 의해 폭침된 천안함의 함수가 24일 오후 바지선에 올려져 고정돼 있다. 2010.4.24(사진=연합뉴스)
북한군에 의해 폭침된 천안함의 함수가 24일 오후 바지선에 올려져 고정돼 있다. 2010.4.24(사진=연합뉴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관련기사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