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아꼈던 故김문기까지 '손절'하는 이재명 보고 화가 났을 것"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다.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이 불거진 이래 처음으로 법정에서 두 사람이 대면하는 일이라 언론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 당시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알지 못한다'는 허위 사실을 공표해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이재명 성남시장, 은수미 성남시장을 연달아 견제한 성남시의원으로 현재는 경기도의원으로 재직 중인 이기인 도의원(국민의힘 소속)은 펜앤드마이크와 인터뷰에서 "유 전 본부장이 김 처장을 굉장히 아꼈다"며 "이 대표가 김 처장을 모르는 사람이라며 손절하니 유 전 본부장이 화가 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지난 24일 오후 2시 펜앤드마이크와의 녹화방송에서 호주·뉴질랜드 출장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과 김 처장이 함께 있는 사진을 최초 공개했다. 이 의원은 "그동안 공개됐던 것은 김 처장이 다른 곳을 보고 있고, 이 대표도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는 사진 등이었는데 이번 사진은 이 대표가 (식사 자리에서 같은 테이블에 앉아) 김 처장을 향해 이야기하는 장면"이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어떻게 영상과 사진이 저렇게 남아 있는데 모른다고 할 수 있을까'라는 진행자의 물음에 "나는 2014년부터 야당 간사로 성남시의원을 했다. 가장 대척점에 있었다"며 "김 처장도 직접 겪었다. 의원들이 호통 치거나 하는 게 일반적이라면 김 처장이 의원들에게 고압적이었다. 저랑 대장동 관련해서부터 굉장히 많이 싸웠다. 이재명을 등에 업고 의원들을 등한시하고 무시했던 것이었다. 성남시의원이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이 대표가 김 처장에 대해 '친하지 않고 알지 못한다'고 완벽한 거짓말을 한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측근도 아니라고 하고 모르는 사람이라고 한다'고 거듭 묻자 이 의원은 "완벽한 거짓말이다. 완전 측근이다"라며 "김 처장은 이재명을 무서워했다. 다만 이재명을 굉장히 믿었고 자신이 등에 업은 권력이었다며 굳게 믿고 있었다. 김 처장이 내게 '이재명 시장에게 직접 보고했다'는 말도 몇번이나 했었다. 성남시의회 회의록을 찾아봐도 주택사업과 관련해 김 처장이 이재명 시장에게 직접 보고했다는 발언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 대표는 대장동 문제로 불리해지니까 김 처장을 모른다고 잡아뗐고 이를 출구 전략이라 여겼을 것"이라며 "(지난 대선 당시 관련 사진 일부가 공개되자) 김 처장 등과 '골프도 안 쳤다', '골프친 것처럼 조작된 것'이라고 했다가 유 전 본부장이 골프쳤다고 자백하니까 '골프는 쳤는데 김문기는 몰랐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유 전 본부장이 김 처장을 굉장히 아꼈다. 어쨌든 자신의 수족처럼 일했다. 당시 김 처장도 이 시장과 유 본부장을 등에 업고 거들먹거리며 일을 하다보니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본부장 등 상급자들에게 수많은 공격을 당했다"며 "이러함에도 지금 이 대표가 김 처장을 모르는 사람이라며 잡아떼고 손절을 하니까 유 전 본부장도 인간적으로 화가 나는 것이다. '너는 안 되겠다' 싶은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이기인 경기도의원 제공
사진=이기인 경기도의원 제공

이날 펜앤드마이크 방송에서 김 처장과 이 대표 간 관계에 대해 설명을 이어간 이 의원은 "이 대표는 김 처장과 눈 마주친 적도 없고 600명 정도 되는 팀장들을 어떻게 기억하느냐고 한다"며 "일단 이번에 공개한 사진을 보면 '김 처장을 보며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누구를 향해 이야기를 하고 있느냐'고 물으면 별로 답변할 여지가 없을 것이다. 또 600명 정도라는 말도 거짓말이다. 성남시에 산하기관 4개밖에 없다. 정부의 산하기관만큼 규모가 크지도 않다. 50명 정도밖에 안 된다. 중책 맡은 팀,처장급은 10명도 채 안 되기 때문에 이재명은 지금 완벽한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 대표가 호주·뉴질랜드 출장 당시 요트를 빌려 김 처장과 바다 낚시까지 즐긴 정황도 확보했다. 낚시를 다녀 온 김 처장은 이 대표가 큰 참돔을 잡아서 기뻐했다고 유 전 본부장에게 자랑했다고 한다. 유 전 본부장이 요트 대여료 3000 달러를 낸 것으로 조사됐다. 유 전 본부장은 "요트를 단독으로 빌렸기 때문에 이 대표와 김 처장, 의전 비서 A씨까지 3명만 탔다"며 "수행원으로 이 대표가 낯설지 않은 사이인 김 처장을 보냈다"고 진술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유 전 본부장은 오는 3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강규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리는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다. 이 대표와 故김문기 처장의 친분에 관한 검사의 질문에 답변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2021년 12월 여러 차례 방송 인터뷰 등에서 김 처장을 "시장 재직 때는 알지 못했다"는 취지로 말해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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