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 최상층부에서 올해 들어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시가 총액 기준 대장주 자리바뀜이 일어난 것이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코스닥 시총을 따져보면 지난해 말까지 코스닥 시총 1위였던 셀트리온헬스케어는 3위로 밀렸다. 이 기간 시총은 9조1천780억원에서 10조174억원으로 늘었지만, 2차전지 종목의 초강세를 이기지 못했다.

에코프로비엠 포항사업장. [사진=연합뉴스]
에코프로비엠 포항사업장. [사진=연합뉴스]

직장인이 열광하는 에코프로비엠이 코스닥 시총 1위 차지

1,2위는 에코프로 그룹주들이 차지했다. 기존 2위였던 에코프로비엠은 1위, 에코프로비엠이 물적 분할되기 전 속해 있었던 에코프로는 기존 7위에서 2위로 5계단 상승했다.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의 주가는 연초부터 급등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에코프로비엠의 시총은 기존 9조75억원에서 22조7천877억원으로 2배 늘었다. 에코프로는 2조5천966억원에서 11조7천639억원으로 5배 이상 불어났다.

27일 소폭 상승으로 거래를 마친 코스닥에서 이들 빅3의 주가는 엇갈렸다. 에코프로비엠(-3%), 에코프로(-3.73%) 등은 하락세였으나 셀트리온헬스케어(3.48%)는 상승 마감했다. 하지만 시총 순위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

이들 에코프로 그룹주는 연초부터 급등했다. 적시에 투자한 사람은 하락장 속에서 대박을 터뜨렸다. 한마디로 에코프로비엠은 올해 주식투자를 하는 직장인들에게 큰 기쁨을 안겨주었다.

에코프로 그룹주를 둘러싼 외국인과 개인투자자 간의 전쟁 가열

그러나 외국인과 개인투자자들의 행보는 엇갈리고 있다. 외국인은 충분히 수익을 냈다고 판단, 일단 발을 빼는 흐름이다. 반면에 개인들은 에코프로 그룹주에 추가 배팅을 하고 있다. 외국인과 개인간의 전쟁터가 되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24일까지 개인투자자는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을 각각 8129억원, 5379억원씩 사들였다. 개인투자자의 에코프로 그룹주 순매수 총액은 1조3509억원에 달한다.

외국인과 기관은 차익 실현에 나서고 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을 각각 4890억원, 1386억원 순매도했다. 에코프로의 공매도 잔고도 연초 540억원에서 지난 22일 기준 1446억원으로 무려 167.7% 폭증했다. 에코프로비엠 공매도 잔고 역시 같은 기간 4869억원에서 5635억원으로 15.7% 늘었다.

에코프로 그룹주 전망과 관련해 외국인은 주가하락에 배팅을 한 데 비해 개인투자자는 추가 상승을 기대하고 있는 모습이다.

에코프로비엠 주가 상승 동력은 2차전지 시장의 성장과 IRA 인센티브 효과

에코프로비엠의 급등은 2차전지 시장의 성장 추이와 조 바이든 행정부가 시행하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수혜 등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향후 주가 전망은 IRA 효과가 더 지속될지 여부에 달려있다는 관측이 유력하다. 특히 미국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의 수혜를 주목하고 있다.

IRA 인센티브 중 하나인 AMPC는 미국 내에서 배터리 생산 시 1킬로와트시(kWh)당 35달러의 세액공제를, 배터리 모듈까지 생산하면 추가 10달러 공제를 제공하는 게 핵심이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AMPC 시행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배터리 셀, 양극재 업체들의 추가 주가 상향 요인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2차전지 업종 주가의 우상향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 김정환 연구원은 지난 9일 에코프로비엠 보고서에서 "올해 목표 주가수익비율(PER)을 기존 50배에서 72배로 높였다"면서 목표 주가를 기존 14만원에서 79% 포인트 늘어난 25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 보고서는 2차전지 종목의 전반적인 강세에 주목하고 있다. 따라서 양극재 업체인 에코프로 그룹주들도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에코프로비엠의 추가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시장 점유율 상승이 필요하다는 게 김 연구원의 분석이다. 2025년 기준 전 세계 전기차 전지용 양극재 시장에서 에코프로비엠의 점유율은 10.0% 수준으로 예상된다. 포스코케미칼 9.4%, 엘앤에프 8.3%보다 다소 높은 수준이다.

더욱이 주요 고객사인 삼성SDI가 미국 최대 자동차 회사인 제너럴모터스(GM)와 함께 북미 현지에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한 게 큰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고객사인 SK온의 배터리 공급 대상인 미국 포드의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이 빠르게 증산되면서 에코프로비엠의 양극재 판매도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SDI와 손잡은 에코프로비엠, 직장인의 열광 지속될지는 AMPC효과 여부에 달려

특히 삼성SDI의 성장은 에코프로비엠이 코스닥 대장주 자리를 굳히는 결정적 동력이었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이엠이 지난해 삼성SDI에 판매한 양극재 등은 3조1806억원에 달한다. 2021년 8713억원 대비 265.0% 급증한 수치이다. 지난해 에코프로비엠 매출의 30%, 에코프로이엠 매출의 99.8% 등을 삼성SDI를 통해 이루어졌다.

양극재는 삼성SDI 등이 생산하는 전기차 배터리 생산원가의 40%를 차지하는 핵심 소재다. 에코프로이엠은 2020년 에코프로비엠과 삼성SDI가 60대 40 비율로 세운 양극재 합작회사다. 에코브로비엠은 지난 2012년 삼성SDI와의 거래를 시작하면서 LG에너지솔루션(당시 LG화학)과의 거래를 끊었다.

삼성SDI와의 파트너십에 집중하면서 성장가도를 달려온 셈이다. 선택과 집중의 전략을 성공시킨 에코프로비엠이 앞으로도 직장인들을 열광시킬 수 있을지 여부는 AMPC효과의 지속 가능성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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