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탈락으로 22년만에 인천공항서 방빼
면세업계 순위 뒤바뀔 수도 

 

인천국제공항 면세구역.[연합]

신세계디에프, 호텔신라, 현대백화점이 인천공항 출국장 면세점 DF 3·4·5구역 사업자로 최종 낙찰됐다. 관세청은 27일 보세판매장 특허심사위원회를 열고 인천공항 면세점 DF 3·4·5사업자로 이들 업체 3곳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선정된 업체들은 7월부터 10년간 인천공항 출국장 면세점을 운영하게 된다. 이번 입찰은 국내 면세점 빅4와 중국국영면세점그룹·CDFG 등 해외 업체가 경합을 벌이며 관심을 모았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1위 사업자였던 롯데면세점은 1차 입찰에서 입찰금액을 낮게 써내며 심사과정에서 떨어졌다. 이에 따라 6월 말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22년 만에 철수하게 된다.

2001년 1기 사업자로 인천공항에 합류했던 롯데는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을 때도 매장을 완전히 철수하지는 않았다. 그만큼 롯데의 탈락은 이변이다.

롯데는 입찰 과정에서 다른 사업자보다 20%가량이나 적은 금액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롯데는 면세 소비 트렌드가 이미 시내점과 온라인 위주로 변하고 있고, 해외 시장에서도 발판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이번 결과가 실적을 위협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면세협회 자료에 따르면 출국장 면세점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30.2%에 달했지만, 2019년 13%까지 떨어졌다. 롯데면세점의 온라인 매출 비중도 2013년에는 10% 미만이었지만, 2018년 이후 30∼40%까지 증가했다.

롯데는 해외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6월에는 호주 멜버른 공항점 개점이 예정돼있고, 하반기에는 베트남 하노이 시내점을 연다. 코로나 기간 부분 개장으로 운영해온 싱가포르 창이공항 그랜드 오픈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롯데의 베팅 전략에는 높은 임대료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2019년 출국객을 기준으로 하면 신라와 신세계[004170]가 앞으로 인천공항에 내야 하는 임대료는 연간 4천억원 대에 이른다. 

아시아 허브 공항이기도 한 인천공항은 코로나 전 연 매출이 2조원을 넘겨 세계 1위를 기록했다. 롯데가 빠진 10년 사이 업계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021년 기준 롯데(40억4600만유로)와 신라(39억6600만유로)의 매출은 1억유로도 채 차이 나지 않았다.

임영웅 기자 weloveyou@pennmi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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