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늘어났지만 자동차 재고율 심각...IMF 직후 수준
현재·미래의 경기흐름 나타내는 지표 모두 하락

통계청 자료

반도체 생산 증가에 힘입어 4월 산업생산이 17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지만 소비·설비투자·경기예상 등의 지표는 모두 악화됐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2018년 4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반도체·자동차를 중심으로 전산업생산만 전월에 비해 1.5% 증가했을 뿐, 소비판매는 4개월 만에 감소로 전환했고 설비투자도 2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전산업생산은 광공업, 건설업 등에서 생산이 늘어 전월에 비해 1.5% 증가했다.

광공업생산은 통신·방송장비(-10.3%) 등에서 감소하였으나, 반도체(9.9%), 자동차(6.7%) 등이 늘어 전월에 비해 3.4% 증가했으며, 건설업은 4.4% 증가했다.

그러나 제조업분야의 재고가 전월대비 1.3% 증가했고 전년동월대비로 보면 무려 9.5%나 증가해 생산이 소비로 이어지지 않는 점이 눈에 띈다. 악성 재고가 쌓이고 있다는 의미다.

전월엔 제조업 재고율이 114.2%로 1998년 9월(122.9%) 이후 19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특히 자동차 재고율은 2015년 평균 99.7%에서 매년 증가해 올해 1분기에는 전년 동기대비 36.7%포인트 급등한 153%까지 치솟았다. 이는 IMF 직후인 1998년 평균 자동차 재고율(159.1%)과 비슷한 수치다.

이에 통계청 관계자는 "재고가 증가했지만, 주로 중국 건설장비 교체 수요를 맞추기 위한 기계장비의 의도적인 재고증가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에 부정적인 측면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서비스업생산은 도소매 (-2.1%) 등에서 감소하였으나, 금융·보험(2.1%), 운수·창고(3.0%) 등이 늘어 전월대비 보합세를 보였다.

소비가 회복했는지 가늠케 하는 소매판매는 4달만에 전월 대비 1.0% 감소했다. 가전제품 등 내구재(1.2%)는 증가하였으나, 의복 등 준내구재 (-6.0%)가 줄었기 때문이다.

소매업태별 판매는 전년동월대비로 전문소매점(-1.6%), 대형마트(-2.2%), 백화점(-1.1%), 슈퍼마켓 및 잡화점(-0.7%)은 감소하였으나, 무점포소매(15.2%), 면세점(61.4%), 승용차 및 연료소매점(8.3%), 편의점(10.0%)이 늘어 5.3% 증가했다.

설비투자는 정밀기기 등 기계류(2.1%) 투자는 증가하였으나, 항공기 등 운송장비(-17.4%) 투자가 줄어 전월에 비해 3.3% 감소했다.

특히 건설수주(경상)는 건설·부동산 경기침체 등의 여파로 주택, 사무실·점포 등 건축(-32.6%) 및 도로·교량 등 토목(-72.0%)에서 모두 줄어 전년동월대비 42.0% 감소했다.

현재의 경기 흐름을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대비 0.1p 하락해 99.7를 기록했으며, 향후 경기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전월대비 0.4p 하락해 100를 기록했다. 이처럼 경기 동행지수와 선행지수가 동반하락한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6개월만이다. 특히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3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어 경기가 악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우려되고 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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