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건설노조는 분신한 건설 노동자가 입원 중인 서울 한강성심병원 앞에서 2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연합뉴스)

채용 강요 등의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지난 1일 분신한 강원지역 건설노조 간부가 다음날인 2일 오후 사망했다. 민노총은 대정부 총력 투쟁을 예고했다.

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은 이날 "강원건설지부 양 아무개 지대장(50)이 이날 오후 1시40분께 운명했다"고 밝혔다. 양 씨는 '근로자의 날'인 지난 1일 오전 9시35분께 강원도 강릉시 춘천지법 강릉지원 앞에서 분신했다. 양 씨는 당일 오후 3시에 다른 간부 2명과 함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강릉지원에서 받을 예정이었다.

양 씨는 속초와 강릉 등의 건설 현장에서 조합원 채용, 노조 전임비 지급을 강요한 혐의(공동 공갈) 등으로 수사를 받아왔다. 지난달 26일 검찰은 지난해 4월부터 지난 2월까지 강원지역 공사현장 공사를 방해, 지연시키는 방법으로 업체들로부터 8000여만원을 가로채는 등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법원은 양 씨를 포함한 3명의 구속영장을 모두 기각했다.

양 씨는 전날 분신 직후 심정지가 한 차례 오는 등 위독한 상태에서 119구급대에 의해 강릉 아산병원으로 옮겨졌다. 이후 양 씨는 오전 11시 47분쯤 헬기를 통해 화상전문병원인 서울 성심병원으로 이송됐다. 당시 경찰 관계자는 양 씨의 건강 상태에 대해 "병원 이송 중 심정지 상태를 보이다가 심박이 돌아왔지만, 상태가 위중하다"고 밝혔다.

건설노조는 전날 밤 긴급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긴급 투쟁 집회를 열기로 했다. 건설노조는 2일 서울 한강성심병원 앞 기자회견에서 "오는 4일 용산에서 윤석열 정권을 규탄하는 총력 투쟁 결의대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정권의 건설노조 탄압이 조합원 분신이라는 안타까운 상황을 만들었다"며 "계속되는 강압 수사와 노조 때리기가 불러온 분신 정국 속에서 노조는 투쟁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유가족과의 대화를 통해 향후 계획을 논의한 후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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