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 화천대유자산관리 관계사 천화동인 6호의 실소유자로 의심받는 조우형 씨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서울중앙지법 이민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조 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 심사)을 마친 뒤 구속영장을 기각하며 "현 단계에서 피의자를 구속해야 할 필요성이 인정되기 어렵다"고 했다. 앞서 검찰은 이번 사안이 중대한 데다 증거인멸 우려도 있다고 보고 지난 1일 조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하지만 이 부장판사는 이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와 관련해 공범으로 적시된 이재명, 유동규 등 관련자들이 이미 동일 사실관계에 기초한 범죄로 기소돼 별도의 형사재판이 진행 중"이라며 "관련자 중 상당수는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받고 있고 향후 관련 재판의 종결 시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방어권이 보장되는 재판 절차 특성상 불가피하다"고 했다.

또 "피의자 본인과 관련자들의 범죄 성립 여부, 가담한 공범들 사이의 구체적 기여도, 배임으로 인한 손해액의 산정 등의 다양한 쟁점들이 존재하는 사건에서 충실한 심리를 위해 피의자 역시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받을 필요성이 있다고 보인다"면서 "해당 사건 재판 진행 경과와 수집된 증거들, 향후 수집이 예상되는 증거 등을 종합하면 현 단계에서 피의자를 구속해야 할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조 씨는 2015년 3∼4월 대장동 개발사업 과정에서 서판교터널 개설 등 성남시 내부비밀을 이용해 올해 1월까지 민간업자들과 함께 총 7천886억원의 불법 개발이익을 챙기고 성남도시개발공사에 4천895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를 받는다. 이는 김만배, 남욱 씨 등 이른바 '대장동 일당'의 공소장에 기재된 범죄 사실과도 같다.

조 씨는 조현성 변호사를 서류상 명의자로 올려놓는 방식으로 천화동인 6호를 실소유하면서 2019년 3월∼2021년 3월 천화동인 6호 계좌로 배당이익 283억원을 받아 범죄수익을 은닉한 혐의도 받는다. 조 씨는 대장동 민간업자들이 부산저축은행, 킨앤파트너스 등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을 도운 조력자로도 꼽힌다.

검찰이 민간 사업자들의 진술 등을 바탕으로 조 씨가 천화동인 6호의 실소유자라고 판단하는 데 대해 조 씨는 관련 사실을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씨의 변호인은 이날 심문에서 조 씨를 김만배 등 '대장동팀'과 같은 선상에 놓는 것은 부당하다고 항변한 것으로도 전해진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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