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6시27분 규모 4.5지진 발생
소규모지만 지진이 연속 발생하며 불안감 
흔들어 깨우는 줄", "멀미 느껴"
흔들림 신고 잇달아
김진태 강원지사, 긴급 대응 지시
국내 원전들 안전에도 '빨간불',
동해안 원전들도 강진의 '사정권'
해저지진이어도 해일로 원전 강타 우려
원안위 지진관측소 대폭 확충나서 

기상청 지진 정보. [기상청 제공]
지진이 발생한 강원 동해 북동쪽 인근 바다. [연합] 

기상청은 15일 오전 6시 27분 강원 동해시 북동쪽 59㎞ 해역에서 규모 4.5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진 발생 위치는 북위 37.91, 동경 129.57도다. 지진 발생 깊이는 32㎞다. 올해 한반도와 주변 해역에서 발생한 지진 중 가장 규모가 크다.

전날 오전 8시35분25초에도 강원 동해시 북동쪽 51㎞ 부근 해역에서 규모 3.1의 지진이 발생한 바 있다.

최근 동해에서 소규모지만 지진이 연속해서 일어나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날 동해시 천곡동의 한 주민은 "잠을 자는데 쿵 하고 침대가 흔들려 뭔 일인가 했는데 지진이라고 해 깜짝 놀랐다"고 말했고, 일부 주민은 "집이 흔들려 놀라서 밖으로 나왔다"고 전했다.

지진을 느끼지 못했다는 주민들도 "못 느꼈는데 너무 무섭다", "이러다 크게 한번 나는 게 아닌지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6시 30분쯤 꽝 소리와 함께 침대가 좌우로 왔다 갔다 했다", "침대가 흔들거려 많이 놀랐다", "깜짝 놀랐다, 무섭다"는 내용의 게시글과 댓글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국내 원전이 동남권에 몰려 있어 큰 우려를 낳고 있다.

동남권엔 국내 대표적 활성단층인 양산단층을 비롯해 14개 활성단층(현재부터 258만년 전 사이 한 번이라도 지진으로 지표파열이나 지표변형을 유발한 단층)이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고리·신고리·월성·신월성 원전의 경우 양산단층과 매우 가까이 자리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환태평양지진대에서 600㎞가량 떨어진 유라시아 판 내부에 위치, 지진이 발생해도 비교적 규모가 작지만 판 내부라고 강진이 절대 일어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지난 2016년 9월, 1978년 이후 최대 규모 지진인 규모 5.8 '경주 지진'은 국내 원전들이 강진의 '사정권'에 들어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주었다. 

경주 지진에 이어 2017년 11월 경북 포항에서 규모 5.4 지진, 2004년 5월 경북 울진과 1978년 9월 속리산에서 규모 5.2 지진 등 제법 규모가 있는 지진이 이어지면서 한반도 역시 완전한 지진 안전지대는 아니라는 것을 확인해 주었다. 

지진은 땅만 흔들리는 재해가 아니라 해일 등 다른 재해가 이어서 발생하는 복합재해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때도 지진이 발생했을 때는 비상발전기가 가동돼 노심냉각이 유지됐으나 뒤이은 지진해일에 발전기가 침수되면서 참사로 이어졌다.

동해에서도 큰 규모의 해저지진이 발생하면 지진해일이 해안을 덮칠 수 있다.

2020년 발간된 대한민국 국가지도집에 따르면 학자 간 이견은 있을 수 있지만 한반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지진 최대 규모는 6.9~7.5, 발생 주기는 '수백년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큰 지진이 발생할 수 있는 곳 중 하나가 후포단층과 대보단층 등 큰 단층이 존재하는 동해의 해저다.

해저지진이면 비교적 안전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동해안에 원자력 발전소가 몰려 있기 때문에 지진이 발생하면 엄청난 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다. 

기상청과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최근 부랴부랴 '원전 밀집지 중심 국가지진관측망 대폭 확충' 등 원전 지진 대책을 내놓은 것도 그 때문이다. 

대책에는 원안위 지진관측소 220개(고리·월성원전 주변 150개, 한빛·한울원전 주변 70개)를 연내 국가지진관측망에 편입하는 등의 방식으로 원전 밀집지와 수도권 등에 관측소를 단시간에 집중적으로 늘리는 방안이 담겨 있다. 

계획대로 2027년 지진관측소가 851개로 현재(390개)보다 461개 늘어나면 '지진 발생 후 최초 관측까지 시간'이 1.4초로 현재보다 2초, 나머지 지역에서는 2.7초로 0.7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날 강원도소방본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동해, 삼척, 강릉에서 "집이 흔들렸다"는 등의 신고가 18건 접수됐다. 인접한 경북에서도 영주 2건, 안동 1건 등 유감 신고가 들어왔다.

김진태 강원지사는 지진 발생 추이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만약의 사태에 기민하게 대응할 것을 관련 부서에 긴급 지시했다.

임영웅 기자 weloveyou@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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