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청와대 회의서 김동연vs장하성 갈등
'컨트롤타워' 헷갈린다는 지적에 청와대가 나서 정리

지난달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가계소득동향 점검회의에서 최저임금 급격한 인상의 부작용 문제 등을 두고 벌어졌던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청와대 경제 참모들 간의 갈등 파장이 커지자 청와대가 급히 '불끄기'에 나섰다.

청와대는 1일 "김동연 부총리가 경제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말하며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 정책의 부작용을 지적한 김동연 부총리에 대해 청와대 경제 참모들이 떼지어 반박한 사건을 정리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왜 기재부 장관을 경제부총리로 앉혔겠나"라며 "경제정책 전반의 권한을 기재부 장관에게 줬기 때문"이라며 김 부총리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사이에 흐르는 미묘한 긴장감을 부인했다.

당시 회의에서 김 부총리는 "올해 1분기 소득 하위 20%(1분위) 소득이 감소한 데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최저임금 인상 등의 영향이 있을 수도 있으므로 열린 마음으로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김 부총리의 이런 발언에 대해 장하성 실장을 비롯한 교수 출신 청와대 참모들과 노동조합·시민단체 출신 장관들이 떼로 달려들어 김 부총리의 의견을 반박했다. 

김 부총리와 청와대 참모 및 관계 장관들의 갈등을 지켜본 정부 관계자는 "청와대 참모들이 현실을 살피지 않고, 최저임금 인상과 소득주도 성장을 광신도처럼 맹신하면서 기존 정책을 토씨 하나, 자구 하나 수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날 사건을 두고 문재인 정권의 경제 컨트롤타워가 김 부총리인지 장 실장인지를 모르겠다는 식의 지적이 나왔고 부담감을 느낀 청와대는 김 부총리가 컨트롤타워라고 발언하며 장 실장을 비롯해 청와대 경제 참모들과 김 부총리의 갈등을 무마하는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지난달 31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회의에서 김 부총리가 최저임금 문제를 다시 제기하자 문 대통령이  "최저임금은 긍정적 효과가 90%"라고 주장하는 등 김 부총리가 이끄는 정부 경제팀을 질책하는 모습을 보여 김 부총리의 존재감은 갈수록 약해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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