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중국 장쑤성 쑤저우 지하철역에 시민들이 들어가고 있다. (사진=신화 연합뉴스)

중국 경제 지표에서 심상찮은 동향이 지속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청년실업률이다. 이번 발표에서는 매월 치솟던 청년실업률이 20%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 4월 청년실업률(16~24세)이 20.4%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중국의 청년실업률이 20%를 상회한 것은 해당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8년 이후 처음이다. 이전 최고 기록은 작년 7월 19.9%였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달 18일 중국의 청년실업률이 지난 1월 17.3%에서 3월 19.6%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다 다음달인 지난 4월 20%를 넘긴 것이다.

중국은 7월 초에 졸업하고 8월 말에 새 학년을 시작하기 때문에 청년실업률은 7월로 갈수록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또 올가을 중국 대졸자는 1158만명으로 역대 최다로 예상된다. 작년보다 7%가량 많다. 최근 추세상 중국의 청년실업률은 7월까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4월 주요 경제지표들은 일제히 예상을 밑돌았다. 도시 실업률은 전월과 전망치 5.3% 대비 0.1%p 하락한 5.2%였다. 전체 실업률은 내려갔는데 청년실업률이 오르는 것은 기업들이 신입사원보다 경력직을 선호할 정도로 신규 채용에 신중을 기한다는 의미다. 중국 정부가 청년고용 우선 정책 전면 시행 등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각종 정책을 쏟아내는데도 상황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양질의 일자리를 낳는 경제성장률이 크게 낮아진 점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중국 경제는 2016년 이후 6%대,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 이후에는 연평균 4%대 성장에 머물러 있다. 중국은 12월 제로 코로나 방역을 철폐했다.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로 그나마 1분기에는 4.5%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했다. 2015년 이전까지 7%를 훌쩍 넘는 경제 성장을 이뤘던 중국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 목표치를 대략 5% 안팎으로 잡고 있다. 

4월 소매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18.4% 증가했다. 시장 전망치 21.0%를 넘어서지 못했으나, 전월 10.6%는 웃돌았다. 중국의 월간 소매판매 증가율은 2021년 6월 12.1% 이후 처음으로 2개월째 두 자릿수 증가세를 유지했다. 4월 실적은 2021년 3월의 34.2% 이래로 최대치다. 식당, 여행 등 서비스업 경기는 살아난 반면 자동차와 스마트폰 등 고가 소비재 시장은 여전히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월간 국내총생산(GDP) 격인 4월 산업생산 증가율은 전년 동월 대비 5.4%로 집계돼 시장 전망치인 10.9%에는 한참 못 미쳤다. 이 지표 역시 작년 4월 -2.9%까지 떨어진 바 있다. 중국의 산업생산 증가율은 공장, 광산, 공공시설의 총생산량을 측정한 것이다. 제조업 동향을 반영하며 고용, 평균 소득 등의 선행 지표로 활용된다.

지난달 30일 나온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49.2로 4개월 만에 위축 국면으로 돌아선 상태이다. 농촌을 제외한 공장, 도로, 전력망, 부동산 등 자본 투자에 대한 변화를 보여주는 고정자산투자 증가율(1~4월 누적·전년 동기 대비)도 4.7%로 전월 5.1%, 시장 전망치 5.5%를 모두 밑돌았다. 기업의 신규 대출도 3월 2조7265억위안에서 4월에는 6839억위안으로 급감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전반적으로 국민경제가 회복세를 이어갔고 긍정적 요인이 증가했다"면서도 "그러나 국제 환경이 여전히 복잡하고 국내 수요는 부족하며 경제 회복을 위한 동력이 강하지 않다는 점도 알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미셸 람 소시에테제네랄 이코노미스트는 "청년실업률이 올라가면서 중국의 성장세가 지속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며 "기업과 가계 등 민간 경제의 자신감을 되살리는 게 핵심"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중국의 1~4월 누적 고정자산투자 증가율(4.7%)은 2021년 12월 2.9%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이다. 여기엔 주로 국유기업(9.4%)의 영향력이 컸고 민간투자는 0.4%에 불과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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