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외래종 마른나무흰개미로 추측되는 곤충의 사진. [사진=곤충갤러리]

 

곤충에 관심이 많은 네티즌들이 모이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한국에서는 서식 전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 외래 해충이 보고돼 화제다. 이 사실을 처음 알린 네티즌은 환경청에 신고했다고 알린 상태다.

17일 오후 4시 7분경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의 곤충갤러리엔 "초면인데 이분 누구시죠?"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제보자는 "창문 열고 잤더니 집에 수십마리가 있더라"라며 얼핏 보기에 날개달린 개미로 보이는 곤충의 사진 3장을 첨부했다.

이를 본 다른 네티즌들은 이 곤충이 한국에는 없는 흰개미라고 결론을 내리는 모양새다. 이들에 따르면 해당 곤충은 마른나무흰개미(Kalotermitidae)과에 속하는 흰개미 유시다. 흰개미는 총 12개 과로 분류되는데, 한국에 기록돼 있는 마른나무흰개미과는 통짜흰개미 1종이 유일하다.

문제는 마른나무흰개미과가 목재에 심각한 해를 끼칠 수 있단 점이다. 흰개미과(Rhinotermitidae)만큼은 아니더라도, 마른 목재를 잘 먹는 습성 탓에 심각한 해충으로 간주되고 있다. 원래 건조한 지역에 사는 마른나무흰개미과는 고온에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네티즌들은 마른나무흰개미가 한국에 있어서는 안 되는 종이라고 당황해하며 제보자가 혹시 해외 거주중이냐고 물었고, 그는 자신의 집이 서울 강남구 논현동이라고 밝혔다. 이에 다른 네티즌들은 "거짓말 하지 마라. 저거 (한국에) 있으면 안 되는 종이다.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적 없는 흰개미"라며 "사실이면 뉴스거리다"라고까지 말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원래 한국에서 자생하는 흰개미와는 비교도 안 되는 악성 해충종일 가능성이 있다"며 "빨리 환경청이든 신고해라. 번식 못하게 막아야 하는 종"이라 경고했다. 이에 글쓴이는 18일 새벽 1시 41분 경 환경청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마른나무흰개미를 인터넷에서 검색했을 때 제보자가 올린 사진에서 보이는 곤충의 모습과 거의 흡사한 사진을 찾을 수 있었다. 나무를 주로 갉아먹는 습성 상 이들이 널리 퍼질 경우 목재로 구성된 한국의 절이나 궁궐 등 주요 문화재들이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있다.

영국의 마른나무흰개미. 날개 유무를 제외하면 생김새가 흡사한 것을 알 수 있다. [사진=inaturalistUK]

 

이 소식을 접한 다른 네티즌들은 "국제화물 혹은 밀반입이나 연구목적 반입 후 관리소홀로 탈출한 것 아니냐"며 유입 경로에 대한 논의를 나누는 한편 "한국의 여름이 습해 쉽게 적응할 지는 알 수 없지만 초기에 빨리 조치를 취해야할 것"이란 반응을 보여주고 있다.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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