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대한불교조계종에
도난 불교문화유산 32점 돌려줘
'보경사 영산회상도', '천은사 제석천상' 등 
역사적 · 학술적 · 회화사적 가치 높아
2020년 경매시장에서 발견돼
조계종, 오는 23일 환수고불식 거행 

포항 보경사 '영산회상도'[문화재청 제공] 

불기(佛記) 2567년 '부처님 오신날'을 앞두고 '포항 보경사 영산회상도(靈山會上圖)' 등 도난 불교문화유산 32점이 제자리로 돌아갔다. 

문화재청(청장 최응천)은 1988년~2004년 사이 전국 14개 사찰에서 도난되었다가 되찾은 불교문화유산(불화 11점, 불상 21점) 총 32점을 지난달 대한불교조계종(총무원장 진우스님)에 돌려주었다고 밝혔다. 

조계종에 돌려준 불교문화유산에는 '구례 천은사 제석천상(帝釋天像)과 나한상(羅漢像)'과  '포항 보경사 영산회상도(靈山會上圖)' 등 역사적 · 학술적 · 회화사적 가치를 지닌 작품들이 포함되어 있다. 

'구례 천은사 제석천상(帝釋天像)과 나한상(羅漢像)'은 1988년 도난당한 불상으로 전라도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한 조선 후기의 조각 장인 색난(色難) 등 여러 화원이 제작한 것으로 확인된다. 

구례 천은사 목조제석천좌상.
구례 천은사 목조나한좌상. 
순천 동화사 목조 금강역사상.

또 '포항 보경사 영산회상도(靈山會上圖)' 는 1999년 도난당한 불화로 18세기 후반 불화의 전형적인 설채법과 세련된 필치가 돋보이는 문화재다. 

영상회상도의 경우 1999년 5월 14일 갑자기 모습을 감췄다가 20여 년의 시간이 지난 2020년 1월. 국내외 경매 시장에서 발견돼 환수됐다. 

지난 2020년 1월경, 경찰은 경매사에 불화를 출품해 처분하려다 범행이 발각된 피의자의 자택 수색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오랫동안 은닉해 온 불상과 불화 등 총 32점의 도난 불교문화유산이 나타났다. 

발견 당시 일부 불상은 틈이 심하게 벌어지거나 파손된 것도 있었으며, 일부 불화는 임의로 덧칠이 되어 있는 등 원형이 훼손된 것도 있었다.

지난 2020년 경찰 수사를 거쳐 확인된 이 유물은 그간 항온·항습 상태가 양호한 국립고궁박물관 수장고에서 관리해왔는데, 최근 검찰이 원소장처로 돌려줄 것을 결정했다고 문화재청은 전했다.

대한불교조계종은 23일 오후 2시 조계종 총무원 1층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서울시 종로구)에서 환수 고불식(告佛式)을 개최할 예정이다.  

종단은 도난 문화유산 환수에 기여한 이재원 문화재청 안전기준과장, 정진희 문화재감정위원, 최은령 문화재감정위원, 강상우 경찰청 경위 등 4명에게 감사패를 수여할 예정이다.

순천 동화사 석가오존도.
강진 백련사 삼장보살도.

이와 함께 일부 훼손되거나 파손된 불상과 불화는 보존 처리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문화재청은 "소중한 문화유산이 제자리에서 안전하게 보존되고 원활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관련 기관과 지속해서 협력해 도난 문화유산을 회수하는 데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많이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불교 문화재는 국가지정유형문화재의 70%에 달할 정도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이경택 기자 ktl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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