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성을 상대로 '로맨스 스캠'을 하기 위해 치밀하게 위조된 여권. [사진=연합뉴스]

 

멕시코에서 한국 여성을 상대로 돈을 뜯어내는 '연애사기(로맨스 스캠)'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로맨스 스캠'은 연애를 뜻하는 '로맨스'와 신용 사기를 의미하는 '스캠'의 합성으로, 온라인·모바일을 통해 자신을 가짜 상대로 속인 후 돈을 갈취하는 사기다.

최근 이 수법에 당한 한국 여성들의 사례가 속속 보고되고 있다.

25일(현지시각)엔 주멕시코대사관은 경기도에 거주하는 40대 여성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멕시코에 체류하는 한국 남성과 알게 되고 메시지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그에게 마음을 터놨다고 밝혔다. 이 여성은 한국 여권과 운전면허증, 회사사원증 등의 사진을 보고 진짜 한국인인줄 알고 있었는데, 특히 미남으로 보이는 한국 남성 사진이 그를 안심시켰던 것으로 보인다.

한동안 연락하던 이 남성은 갑자기 "멕시코에서 소매치기를 당했다"거나 "돈이 없어 호텔에서 쫒겨났다" "억울하게 교도소에 수감됐다"며 연락이 두절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여성은 멕시코 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결국 이 한국 남성은 상상 속의 인물이었음이 드러났는데, 이 여성은 가짜 한국인에게 호텔비 등의 명목으로 5천만원에 달하는 금액을 송금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 다른 예도 있다. 부산에 거주하는 어느 40대 여성은 1991년생 한국 남성이라고 주장하는 인물과 채팅으로 알게 됐는데, 그가 멕시코시티에서 강도를 당했다고 대사관에 신고했다. 이 또한 허구의 인물에 당한 것이었다.

경기도에서도 멕시코 여권을 위조한 것에 당해 무려 1억원 상당의 송금 피해가 발생했다. 현재 경찰이 수사중이다.

외교당국은 이러한 예들이 모두 로맨스 스캠의 전형에 해당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배영기 주멕시코 대사관 경찰 영사는 "용의자들은 패션업계나 외국계 은행 종사 같은 그럴사한 직업을 내세워 호감을 산 뒤 돈을 가로챘다"면서 "유사 사례를 인지하면 즉시 한국 수사기관에 신고하라 당부했다.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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