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강타로 시설 피해 커
물 · 전기 끊겨 고통
일부 호텔은 숙박 연장 거부
국내 여행사들 보상안 마련 급급

지난 24∼25일 괌을 강타한 태풍 마와르는 4등급(카테고리 4) '슈퍼 태풍'으로, 괌에 접근한 태풍 중 수십 년 만에 가장 강한 태풍으로 기록됐다.[연합]
25일 괌의 한 호텔에서 태풍 마와르로 인해 객실로 들어가지 못한 한국인 관광객들이 호텔 연회실에 모여있다. [연합]

태평양의 섬 괌을 '슈퍼 태풍' 마와르가 강타하면서 현지 공항이 폐쇄되고 단전·단수 사태가 잇달아 한국인 관광객 3000명 이상이 큰 피해를 겪고 있다.

외교부 괌 주재 공관인 주하갓냐 출장소(이하 괌 출장소) 관계자는 26일 "괌에 왔다가 비행기가 뜨지 않아 귀국하지 못한 한국인 여행객이 3200여명 정도 된다"며 "대부분 호텔에 체류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교부 관계자는 "괌 공항당국은 '슈퍼 태풍' 마와르로 폐쇄된 현지 공항을 오는 30일 재개하는 것을 목표로 작업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태풍으로) 침수된 이후 활주로 작업 때문에 재개가 늦는데 최대한 빨리 공항 재개를 위한 작업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괌 당국은 전날 오후 홈페이지에 "항공편은 현재 운항하지 않는다"며 "괌 국제공항은 비상 조정 센터를 가동하고 복구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미 연방항공청(FAA) 교통관제탑과 협력해 현재 인도주의적 지원·화물 항공편은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괌 현지에 체류 중인 한국인 여행객은 3000 명 이상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은 대부분 호텔에 체류 중이며 단수와 정전 등으로 큰 불편을 겪고 있어 외교당국이 교민단체, 여행사 등과 긴급 지원방안을 협의 중이다.

현장 통신 사정이 열악해 민원전화 연결이 잘되지 않으며 당국은 통신사와 협의해 비상 수단을 강구하고 있다. 

로밍 휴대전화에 문자메시지(SMS) 공지를 하는 방안 등을 모색 중이라고 외교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괌 출장소 측은  "태풍이 온 시점에는 당국의 경보 발령에 따라 모두 실내에 머물렀기 때문에 우리 동포나 관광객의 인적 피해는 접수된 바가 없다"며 "하지만 호텔 등에 단수와 정전이 이어져 모두 큰 불편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괌 여행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인터넷 카페 등에는 일부 호텔은 숙박 연장을 거부해 호텔 로비나 연회실에서 하룻밤을 보낸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했다. 

태풍 피해를 입은 현지 주민들이 호텔로 들어와 숙박하면서 객실이 꽉 차 호텔 측이 기존 숙박객의 체류를 연장해주지 않는다는 전언도 있다.

괌 현지의 태풍 피해상황. [연합]

한 여행객은 "물이 안 나오니 세수도 못 하고 너무 답답하다"며 "어제 받아놓은 물은 다 흙탕물"이라고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지난 24∼25일 괌을 강타한 태풍 마와르는 4등급(카테고리 4) '슈퍼 태풍'으로, 괌에 접근한 태풍 중 수십 년 만에 가장 강한 태풍으로 기록됐다.

시속 241㎞ 이상의 돌풍이 몰아치면서 전신주가 쓰러지고 전선이 끊어져 광범위한 지역에서 정전이 발생했으며, 단전으로 인해 상하수도 설비도 작동을 멈춰 다수의 주거지와 호텔 등에 물 공급이 끊긴 상태다.

한편 한국인 괌 여행객을 모객한 여행사들도 피해보상안 마련에 나섰다. 

모두 투어는 기존 보상안을 '객실당 1회 한정 20만원'으로 정했으나, 괌의 경우 6월 1일까지 활주로를 폐쇄한 이례적인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해 '객실당 1박당 10만원, 최대 90만원'으로 보상안을 확대했다. 

하나투어와 인터파크도 객실당 1박에 10만원의 추가 숙박 지원금을 제공하고 있다.

김경동 기자 weloveyou@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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