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첫 '인삼섭취 부작용' 원인 규명..."인삼 성분을 항암제로써 활용하기는 어려워"
암세포를 죽이는 데 효능이 있는 인삼이 정상인의 심혈관 건강에는 '독'이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 약학과 정진호 교수 연구팀은 인삼의 유효성분인 'Rg3'가 암세포를 죽이는 방식과 동일하게 심혈관에서 정상 세포 기능을 훼손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1일 밝혔다. 이는 세계 최초로 Rg3가 어떻게 심혈관 부작용을 일으키는지 밝혀낸 것이다.
앞서 연구팀은 Rg3가 혈관에서 수축·이완 기능을 지닌 평활근 세포의 기능을 파괴하고, 혈관 구조를 비정상적으로 바꿔 심혈관의 수축·이완 기능이 마비되는 부작용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바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어떻게 Rg3가 세포 기능을 파괴하는 지에 대한 방식을 밝혀내고, Rg3가 암세포와 정상 세포에서 동일한 방식으로 세포를 사멸시킨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즉, Rg3는 암세포를 만나면 암세포를, 정상 세포를 만나면 정상 세포를 죽이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는 장기간 인삼 섭취로 고혈압 또는 저혈압을 유발하는 심혈관 부작용이 발생했다는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WHO에 보고된 인삼 부작용 사례를 뒷받침해주는 첫 번째 연구결과라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항암작용이 있다고 알려진 인삼의 Rg3 성분은 세포 독성이 굉장히 강해 정상인에게 장기간 섭취가 권장되지 않는다"며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죽이지 못하고, 정상 세포에도 독성이 나타나기 때문에 Rg3 성분을 항암제로써 활용하기는 현재로써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 독성학 관련 학술지인 '푸드 케미컬 톡시콜로지'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