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중 고율 관세 부과로 영향받는 한국 수출 품목은 570억 달러 규모

미국이 중국에서 수입하는 광범위한 제품군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중국의 글로벌 공급망에 상당 부분 의존해 상품을 수출하는 신흥국들의 피해가 한층 더 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시간)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때문에 수출 의존적인 아시아 국가들이 특히 취약해질 수 있다며 이렇게 지적했다.

중국은 말레이시아, 한국, 태국 등의 미국행 수출품 중 상당 부분이 중국을 통과하는 등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WSJ은 미국의 대중 고율 관세가 부과되는 주요 품목의 수출 규모를 합산한 결과, 멕시코가 802억 달러(89조9천억 달러)로 가장 크고 한국이 570억 달러(63조9천억 원)로 두 번째인 것으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한국 수출 품목 중에선 자동차가 388억 달러, 컴퓨터가 63억 달러, 반도체가 62억 달러 순으로 대중 관세 영향을 받는다.

미국에 맞선 중국의 대미 고율 관세가 부과되는 주요 품목들의 수출 규모 역시 한국은 자동차 388억 달러, 트랙터 부품 195억 달러 등 584억 달러(65조4천억 원)로, 멕시코(691억 달러)에 이어 2위였다.

다만 WSJ는 무역갈등으로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가 높아지면 자국 대체재 수요가 늘어난다는 점에서 아시아 산업이 이득을 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산 대두 관세로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팜유 수요가 늘어날 수 있고 관세 부과 전에 이미 중국이 미국산 대두 대신 브라질산 수입을 늘린 것도 한 예다.

이런 분석은 미국이 이날 500억 달러에 더해 2천억 달러(약 224조원)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방침을 발표하기 직전에 나온 것이다.

한편 세계 금융 전문가들은 미중무역전쟁에 따른 신흥국 금융시장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WSJ에 따르면 투자은행 분석가들은 아시아 신흥국 통화가치가 더 떨어지고 중국 성장 둔화로 아시아의 부담이 가중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맥쿼리그룹 분석가들은 향후 몇 달간 유로화 등 이미 가치 급락을 겪은 통화보다는 신흥국 통화에 대비한 달러 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점치면서 특히 한국 원화를 선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도 무역갈등이 악화할 것이라면서 무역에 민감한 아시아 국가 통화에 대한 전망치를 낮췄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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