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자동차에 25% 관세 부과한다면 소비자에게 부담 전가...자동차 가격 최대 9300달러 인상될 것"
미국 내부에서도 반발 적지 않아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수입 자동차와 부품에 대해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톱 20' 자동차의 가격이 최대 9300달러(약 1042만원)가량 인상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2일 자동차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포브스는 최근 '트럼프의 관세가 미국의 베스트셀러 자동차의 가격을 얼마나 끌어올릴까'라는 기사에서 이 같은 자체 분석을 내놓았다.

포브스는 "수입 자동차와 부품에 대해 최대 25%까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위협이 자동차 산업을 초조하게 하고 있다"며 "자동차 제조사들이 관세만큼의 부담을 그대로 소비자에게 전가한다면 해외나 미국 국경 바깥에서 제조된 자동차의 가격은 곧장 상당 수준 인상될 것"이라고 밝혔다.

포브스는 "독일이나 일본에서 수입되는 차에 얼마나 관세가 붙을지를 계산하는 것은 쉬운 산수"라며 "하지만 미국에서 조립되는 차의 경우 애매해진다"고 밝혔다.

현대·기아차나 도요타, 혼다, 닛산, 스바루, 메르세데스-벤츠, BMW 같은 수입차 브랜드들은 매년 수십만 대의 차를 미국에서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가장 미국적인 차나 트럭들도 일정 부분 수입 부품을 사용하고 있다고 포브스는 전했다.

포브스는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자문해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승용차 20개 모델의 원산지와 자국산 부품 사용 비율(가격 기준) 등을 파악한 뒤 최악의 시나리오인 '관세 25%'가 부과될 경우 생산자권장가격(MSRP)이 얼마나 인상될지를 계산했다.

이는 자동차 제조사들이 관세 인상분의 충격을 전혀 흡수하지 않고 그대로 가격에 전가할 경우를 전제로 한 것이다.

그 결과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도요타 '라브4'의 경우 6426∼9361달러 범위의 가격 상승이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 차는 미국에서 공급된 엔진과 변속기를 사용하지만 일본과 캐나다에서 조립되기 때문에 관세를 100% 물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같은 회사의 중형 세단 '캠리'는 부품의 55%가 미국산인 데다 미국에서 조립되면서 가격 인상 폭이 2763∼4052달러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산 부품이 65%인 포드의 'F-시리즈'는 2572∼5746달러, 미국산 부품이 46%인 쉐보레 '실버라도'는 3993∼7650달러 정도의 가격 인상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포브스는 "냉정을 되찾지 않는 한, 25%의 관세가 사실상 미국에서 팔리는 모든 차와 트럭에 미칠 오싹한 영향을 생각하는 것은 눈이 번쩍 뜨일 만한 일"이라고 논평했다.

한편 미국 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에 대해 적지 않은 비판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소매산업지도자협회(RILA)는 미국 정부의 2천억 달러 규모 추가 관세 부과 계획 발표 직후 낸 성명에서 "대통령은 중국에 최대한의 고통을 주고 (미국) 소비자들에게는 최소한의 고통을 주겠다는 약속을 깼다"며 "지금은 미국 내 가계가 벌을 받는 대상 중 하나"라고 비판했다.

감세와 규제 완화 등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정책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던 미국 상공회의소도 이번엔 반대 입장으로 돌아섰다.

전미제조업협회(NAM)의 제이 티몬스 회장도 성명을 통해 추가 대중 관세는 미 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였던 감세와 규제 완화 혜택을 훼손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클린턴 행정부에서 재무장관을 지낸 로런스 서머스 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에 대한 공격 보다 더 미국 근로자의 구매력과 기업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미국을 동맹국으로부터 격리하고, 실질적인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높이도록 계산된 정책을 상상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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