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시절 교사가 가르친 노골적인 좌편향 교육의 기억
이회창 아들 군대 문제 '유승준' 생각나 노무현 투표…지금도 후회
어떤 주장 무조건 믿지 않는 습관으로 반대 주장 들으며 균형 유지
국가비상사태 앱 만들고 이 정부 잘못할 때마다 경보라도 발령할까

김주영 씨.

지금도 가끔씩 떠오르는 기억으로는 초등학교 3학년 때 통일 문제에 대해 선생님과 대화를 한 적이 있었다. 그 때 나는 선생님께 "북한이 너무 못살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힘들어지므로 통일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더니 선생님이 "북한엔 자원도 많고, 군사력도 좋다"며 나에게 설명했다. 그 선생님은 "통일이 되어야 우리나라에 있는 미군을 몰아낼 수 있고 미국은 우리나라를 식민지로 만들려고 하는 놈들"이라고 부연했다. 주위 어른들 중 몇 분도 "미국이 우리나라에 있는 것도 다 자신들이 무기 팔아먹으려고 있는 것이며, 자기들이 우리나라에서 피를 빨아먹으니까 있는 거지 그렇지 않으면 뭐하러 있겠냐"라고 말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담임 선생님은 "이승만은 친일파고 아주 나쁜 사람"이라며 "친일파는 지금도 재산도 많고 땅도 많이 가지고 있으면서 떵떵거리며 살고 있다"고 말한 적도 있다. 초등학교 6학년 시절 수업시간에 담임 선생님이 수업 중간에 갑자기 칠판에 우리나라 지도를 그려놓고 하셨던 말씀이 "일본 만화책 보지마라! 일본 놈들이 만화를 팔아 돈을 모아서 우리나라를 사려고 하는 짓"이라며 "북한과 평화통일을 해야 우리나라가 강해져서 미국과 일본 놈들이 꼼짝 못하는 나라가 된다"였다.

너무 어렸던 나는 그것에 대해 반론은커녕 학교 선생님을 비롯한 어른들의 말씀이라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그저 자기 욕심 부리지 말고 모두가 친하게 지내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 하나였을 뿐이었다. 더군다나 학교에서는 매번 평화 통일에 대한 포스터 대회를 개최 하면서 악수하는 모습, 북한과 끌어 앉고 있는 모습들이 입상작이 되었다. 나는 언제나 스케치는 그럴 듯하게 하였으나 색칠을 너무 못해서 하다가 포기하는 경우가 다반사였지만.

나는 스무 살이 되었을 때에도 우리나라의 이념 문제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고, 좌파와 우파에 대한 내용도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우리 부모님은 좌파적인 생각을 하셨던 분들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그걸 처음으로 알게 된 사건은 이회창 후보와 노무현 후보의 대통령 선거였다. 아버지는 기호 1번 이회창 후보를 뽑아야 한다고 말씀하셨고 당시 나는 누가 누구인지 그냥 모르는 사람들 일 뿐이라 아무런 선택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길을 걷다가 노무현 후보 측의 홍보 차량에서 크게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리가 '이회창의 아들은 군대도 가지 않았어요. 불법으로 군 면제를 받았습니다! 자식들 군대도 보내지 않는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아서야 되겠습니까'였다. 나는 순간 발끈했다. 가수 유승준씨의 군입대에 대한 사회적인 파장도 컸었던 시절에 대통령 후보라는 사람까지 불법적으로 아들을 군대에 보내지도 않았다는 것이 말이나 되나 싶어서 그만 선거 때 기호 2번 노무현 후보에게 투표하고 말았던 것이다.

그날 TV에서 개표 진행 상황을 보면서 아버지와 대화를 했는데 내가 2번에게 투표했다고 하자 왜 뽑았냐고 물으셔서 "불법으로 자식들 군대도 보내지 않은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서야 되겠습니까"라고 했더니 "아이고 그 말을 믿고 그렇게 뽑았냐. 그건 정확한 사실이 아닐 텐데. 이번에 젊은 사람들이 거의 노무현을 선택하는 거 같던데…큰일이다. 이번엔 이회창이 되었어야 했는데"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2번이 되면 그래도 뭔가가 많이 바뀌지 않을까요"라고 말씀드렸지만 아버지는 극구 손사래를 치며 "아이고 다들 속고 있다"고 말씀하셨다. 

그 당시의 나는 그냥 누가되었든 비슷하지 않겠나 싶은 마음도 약간 있었고, 당시의 한나라당이라고 하면 뭔가 딱딱하고 전형적인 꽉 막힌 느낌의 정당이라고 생각했다. 이회창 후보의 포스터를 보면 딱딱해 보이는 엘리트 같은 느낌에 변화가 없어 보였고, 좀 더 가볍고 친숙한 느낌을 주는 노무현은 고졸 출신에 사법고시를 합격한 사람이라 뭔가 서민들의 입장에서 잘해 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의 사람이었다.(약 15년 뒤의 지금도 가끔씩 이 시절이 떠오를 때 기호 2번을 선택한 것은 제대로 알아보지 못한 굉장히 어리석은 투표였고 아버지께 무지한 발언까지 한 것 같아 나도 모르게 머리를 움켜쥐고 있을 때가 있다.)

좌우 개념을 서서히 알아가게 되었던 것은 20대 후반에 서울에 오게 되면서부터였다. 교회를 다니고 지역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어떤 사람들에게 몇 번의 뒤통수를 맞으면서(시도했었던 사업, 인간관계 등 여러 방면에서) 방황했다. 스스로를 되돌아보면서 내가 뭔가 인생을 잘못 살아왔던 것이 아닐까 내가 어떻게 처신을 잘못했을까를 생각해 보았고 뒤통수를 치는 사람들의 공통점들을 곰곰이 생각해 봤다.

그들은 ▲자신의 잘못을 아무렇지 않게 다른 사람에게 뒤집어씌움 ▲뒤에서 다른 사람에 대한 험담을 하고 이간질 ▲확인도 되지 않은 사실이 아닌 것에 대해 정말 사실인 것처럼 주장 ▲겉으로는 친숙하고 생각이 없는 것처럼 연기하지만 나름 철저히 계획적으로 접근 ▲절대적으로 특정 정당(민주당) 몰표, 아닌 사람은 적 등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 

이 사람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정당에 대해서는 잘못을 하더라도 무조건 그 정당이 잘했다고 생각하는 종교 신도에 가까운 모습이었고, 그 정당에 대해 다른 생각 또는 조금이라도 좋지 않은 생각을 가진 사람에게는 발끈하면서 마치 죄인처럼 대했다. 자신이 싫어하는 정당은 무조건 적으로 간주하며 없는 루머도 마구 지어내는 모습들에서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이명박 대통령 직후 박근혜와 문재인의 대결에서 아슬아슬하게 박근혜 후보가 당선했고, 내가 문재인이 되지 않길 잘 되었다는 식으로 페이스북 피드에 올리자마자 몇몇 누나들이 부들대며 나에게 댓글로 따져서 대립이 싫어서 글을 지우기도 했다.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형도 마찬가지로 자신의 회사 상사와 댓글로 대립을 하고 있었다가 결국엔 그 글을 지우고 말았다. 자신의 생각을 자신의 피드에 표현한 것일 뿐인데 그것에 대해 찾아와서 부들대며 근거 없는 비방을 일삼는 것이 좌파들의 특징이었다.

그런 부분에 대해 어머니와의 전화 통화 중에 '우리나라의 정치는 유능한 사람을 보고 뽑는 게 아니라 정당 정치이기 때문에 그냥 특정 당을 밀어줄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얘기를 들었다. 그것이 우리나라 사람들의 특징이라면 아직은 전근대적인 사고가 아닌가.

주사파를 비롯하여 광우병을 믿고 설쳤던 사람들, 교주를 메시아라 주장하는 사이비 종교를 믿으며 활동하는 사람들, 천안함이 정부 조작이며, 세월호를 정부에서 침몰 시켰다고 믿는 사람들, 미국은 우리나라에게 무기나 팔아먹으며 식민지로 삼으려고 한다는 것을 믿는 사람들, 세뇌당한 북한 인민들 모두 상황만 다르지 근본은 다 같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생각해보아야 할 것은 지금도 전교조가 초등학생들을 상대로 잘못된 세계관을 주입시키고 있을 것이라는 데에 있다. 한참 가치관이 형성되어 가는 시기에 좌익적인 세계관을 들으며 자라게 되면 장차 그런 아이들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나의 경우도 생각해보면 학교 교육 과정에 자유 민주주의에 대한 교육은 전혀 있지 않았다. 그래서 자유의 소중함도 몰랐고 얼마나 많은 희생으로 태어난 훌륭한 나라인지도 전혀 알지 못했으며 세계 가운데 우리나라의 위상이나 안보에 대한 상황도 전혀 알지 못했다. 안보에 대한 것은 군대에 가서야 우리나라의 주적이 북한이고 미군이 없으면 군사적으로 우리나라가 이기기는 어렵다는 것 정도였지. 이렇게 이념, 사상적인 측면 그리고 김일성의 교시를 받고 거의 한 세대를 선동하고 있는 주사파, 언론, 노조 등이 국내 다방면에서 작업을 진행하고 있을 것이라고는 꿈에도 몰랐던 것이었다.

휴전국가의 국민임에도 불구하고 나도 모르게 우리나라의 정통성을 부인하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품고 있었던 것이다. 나 역시도 누군가에게 자극적인 얘기를 들었을 때 정확한 사실 확인도 없이 그 말을 믿고 흥분하곤 했었다. 마치 큰일 날 것처럼 말이다. 조금만 더 깊이 생각해보고 이성적으로 검색도 하고 조사도 했다면 그러지는 않았을 텐데.

정치권이든 어디든 간신배들이 가득하다. 한편으로는 그럴 수밖에 없다는 생각도 드는 것이 우리나라를 존재하게 만들어준 구국의 영웅이신 이승만, 박정희 대통령을 마치 민주주의도 모르는 독재자로 매도 시켜버리는 나라(2002년에 나온 SBS드라마 야인시대에서 특히 부각됨)에서 누가 진심으로 자신을 희생해서 나라를 위해 헌신하려고 할까? 오히려 주사파로 활동하면서 정통성을 부인하는 사람들이 지금의 정권과 권력을 잡고 있는 이 마당에.

수많은 희생을 하면서까지 지금의 자유 대한민국을 지켜낸 미국에게 광우병, 미선이 효순이 사건으로 물러가라고 촛불 시위하고 흉기로 테러까지 하는데, 미국의 입장에서도 은혜도 모르는 대한민국에서 하루빨리 미군을 철수하고 손 떼 버리고 싶은 마음이 당연한 게 아닐까.

우연히 TV에서 정규재 주필의 토론을 보게 되면서 정규재TV를 시청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각종 사이트들을 검색하면서 광우병 파동이나 좌, 우 이념 갈등이나 대립에 대해 다양한 자료나 주장들을 보면서 나 역시 구체적인 아무런 근거나 공부가 전혀 없이 좌파적인 사고방식 속에 많이 노출 되면서 살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부터 틈틈이 자기계발서를 읽었던 것이 많이 도움이 되었다. 조금 안타깝긴 하지만 국내의 자기계발서는 내용들이 두루뭉술하면서 저자의 유료 컨설팅 유도를 위한 내용들의 책들이 많은 편이었다. 미국이나 일본의 베스트셀러를 읽어보면 굉장히 디테일하게 사람의 심리까지도 다루는 내용들이 있어서 그런지 집단 중심의 시선에서 개인의 시선으로 보는 힘이 생겼고 객관적인 근거를 가져야 한다는 생각들이 자리 잡히기 시작했다.

사람이나 상황을 보는 시야도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어떠한 주장에 대해 무조건 맹신하지 않는 습관이 생기면서 반대 주장에도 귀를 기울이려고 하다 보니 좌파 같은 생각에서 자연스럽게 벗어나게 된 것 같다. 하지만 지금도 사촌, 친척이나 회사에서나 주위에서 정치 얘기가 나오면 나의 정치적인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 꺼려져서 벙어리처럼 그들의 얘기를 가만히 들으며 쉬쉬하는 척만 하게 된다. 얘기했다가 오히려 관계만 나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나도 이미 30대가 넘은 사회적으로는 적지 않은 나이의 성인이다. 나와 교류하는 사람들도 대체적으로 30대 이상들이고 스스로가 의문을 품고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하지 않으면 굳어진 사고는 절대 변하지 않는 다는 걸 나 스스로도 잘 알고 있다.

가끔씩은 이런 생각도 든다. 좌파들이 우리나라 내부에 삐라를 뿌리듯이 나도 좌파에 대한 적나라한 내용의 삐라를 만들어 뿌려볼까. 아니면 자유 민주주의에 대한 심도 깊은 공부를 하면서 그것에 대한 내용을 알기 쉽게 매뉴얼처럼 만들어서 북한 삐라를 보내는 단체에 제의를 해볼까. 아니면 국가비상사태에 대한 앱을 만들고 이 정부가 잘못하는 것들 하나하나 나올 때마다 좀 노골적으로 경보를 발령하는 것이다.

김주영(35·회사원) withsolaris@gmail.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