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잔 숄티 “문정부, 북한의 잔혹한 인권억압에 맞서기보다 김정은 달래는 데 더 관심”

한국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에서 북한 인권 관련 예산을 대폭 삭감하자 미국 내 인권전문가들이 큰 우려를 나타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4일 전했다. 북한주민이 직접 목소리를 낼 수 없는 만큼 밖에서 인권 문제를 지속적으로 거론해줘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한국정부는 470조원에 달하는 내년도 예산안을 마련하면서 북한 인권 관련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 북한인권재단 예산은 108억 원에서 8억 원으로 삭감됐다. 북한정보시스템 예산도 16억 원에서 4억 8천여만 원으로 줄었다.

북한인권활동의 공로로 서울 평화상을 수상한 수잔 숄티 디펜스 포럼 재단 대표는 “한국정부가 북한인권 문제에 등 돌렸다”고 비판했다. 숄티 대표는 VOA에 “그동안 북한 인권 부문에서 이뤄진 진전에 대한 완전한 배신”이라며 “문재인 정부는 북한에서 매일같이 자행되는 잔혹한 인권 억압에 맞서기보다 김정은 정권을 달래는 데 더 관심이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인권문제는 전 세계 그 어느 나라보다 한국정부가 앞장서서 실상을 알리고 북한에 개선을 촉구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헤리티지재단 올리비아 이노스 연구원은 VOA에 “북한주민은 직접 목소리를 낼 길이 없다”며 “목숨을 걸고 탈출한 탈북자와 한국, 미국 정부만이 북한의 실상을 알릴 수 있는 유일한 주체”라고 강조했다.

반면 한국정부가 남북협력예산을 올해보다 14%나 늘린 1조 1004억 원으로 편성한 것에 대한 우려도 있다. 북한이 협력예산을 미사일 개발 자금으로 쓰지 못하게 할 방법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유엔이 북한의 인권 침해는 반인륜적 범죄수준이라고 발표한 것을 상기시키면서 한국정부가 북한인권문제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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