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 갈등을 넘어 휴머니즘으로' 표지. [사진제공=한반도선진화재단]
'페미니즘 갈등을 넘어 휴머니즘으로' 표지. [사진제공=한반도선진화재단]

 

손숙미 교수와 오세라비 작가가 쓴 책 <페미니즘 갈등을 넘어 휴머니즘으로>가 지난달 20일 출간됐다.

이 책은 한국 역사상 최초로 보수의 진정한 페미니즘 담론을 제시함으로써 페미니즘 패러다임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단 평가를 받는다.

경제·안보 이슈로 인해 페미니즘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보수는 지난 대선에서 안티 페미니즘의 태세를 취했다. 이로 인해 2030 여성 다수는 보수가 '반여성적'이라 느끼게 됐다. 과연 '보수는 반 여성적인가?'라는 것이 이 책의 문제의식이다.

이 책에 따르면, 그동안 페미니즘은 진보의 전유물이었다. 좌파 이념과 민족주의를 함께했던 진보 페미니즘은 점차 기득권 세력으로 바뀌었고, 진영 논리에 따라 성폭력 가해자를 오히려 두둔하는 이율배반적인 모습을 보였다.

영 페미니스트들에 의해 형성된 급진 페미니즘은 섹스, 연애, 결혼, 출산 등을 남성에 의한 생리적 폭력으로 간주하면서 거부했을 뿐만 아니라, 남성을 주적으로 삼아 남성 혐오를 키워갔다. 

반면 2030 남성은 독박 병역을 감수하고 잠재적 성범죄자 취급을 당하면서 분노와 여성 혐오로 답했고, 급진 페미니즘과 격렬하게 충돌했다.

이 결과 한국의 페미니즘은 지나치게 성폭력 문제에 경도돼 있어 남녀의 자연스러운 만남까지도 방해하는 지경에 이르렀고, 남녀 간 혐오는 심각한 젠더 갈등으로 이어져 오늘날의 비혼주의에도 한몫하고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진단이다.

이 책은 "이제는 페미니즘 갈등을 넘어 조화로운 양성평등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성과 남성의 상호협력적 관계로 조화로운 양성평등을 제시하고, 가족의 가치를 되찾는 패밀리즘 실현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이 책에 따르면 패밀리즘은 개인이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전통적 가족주의와는 다르다. 패밀리즘이 성숙해지면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에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하며, 가족의 성취를 큰 보람으로 여기게 된다. 

이 책은 한국의 가정이 아직도 가부장제에 의한 전통적 성 역할이 지배하는 곳이라 보고, 먼저 보수가 전통적 성 역할에 대한 인식 변화와 혁신을 주도함으로써 패밀리즘을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페미니즘의 궁극적 목적이 성평등을 통한 인간 존엄성과 가치의 실현이라면, 결국 페미니즘은 휴머니즘으로 승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간적으로 존중받지 못하고 그늘진 곳의 여성 혹은 남성을 세심하게 찾아내고 다가가야 한다는 것이다.

2023년 9월 20일 발간/206쪽/가격 12,000원/한반도선진화재단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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