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과 일반 개인들이 허락한 것만 창업해 일을 하라는 건 기본권 침해"
"기업들, 우리 경제가 중장기적으로 하향곡선의 중간에 있다는 것에 공감대 형성"
"예산 증액, 단기적으로 경제 좋아질뿐...중요한 것은 내리막 길에 있는 경제상황 고쳐야"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기업인과 상공인들이 ‘일을 벌리는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고 움츠러들어있는데 어디에 하소연해야할 지 모르겠다”고 답답함을 토로하며 "상당수 규제는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받는 정도까지 갔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20여분 간의 기자간담회 도중 여러 차례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박용만 회장은 5일 광주광역시 서구 라마다호텔에서 열린 ‘전국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에서 기자들과 만나 “규제개혁 이야기가 식상하다고 하지만 규제가 뒤덮고 있는 문제가 너무 많다”며 “소상공인과 일반 개인들이 허락한 것만 창업해 일을 하라는 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박 회장은 "남북관계 진전도 상당히 이뤄졌고, 시장 질서를 정리하는 것도 정부에서 노력했는데 규제개혁은 대통령께서 몇 번 말씀하셨는데 진전이 별로없다. 어디에 하소연해야할 지 모르겠다"고 호소했다.

또한 박 회장은 "세계혁신기업(MIT발표) 중 50대 기업 가운데 한국 기업 단 하나도 못 들어갔고 세계혁신기업 100개 기업 중에서 우리나라에서 사업 가능한지를 보니 반도 안된다"며 "일부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고 일부는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지 않으면 안된다"고 성토했다. 

아울러 그는 "경제의 앞날에 대해서 우울한 생각을 갖게 되는 것은 당연하지 않겠나"며 반도체 사업이 일으키는 착시효과, 편중화 효과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어 걱정이 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들은 우리 경제가 중장기적으로 하향곡선의 중간에 있다는 것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며 "때문에 중장기적인 하향곡선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정책과 노력들이 많이 나와야 하고 이를 통해 미래를 조금 더 정확히 예측할 수 있어야 된다는 게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라고 말했다. 

특히 박 회장은 “한국 경제의 문제는 태동하고 있는 4차산업을 담을 그릇이 준비가 안 됐다는 것”이라며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하향 추세에 들어선 한국 경제 흐름을 되돌리기 위해서는 규제 개혁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그는 “국회에 제출한 규제 개혁 리스트만 해도 39건”이라며 "누구나 자유롭게 혁신 활동을 벌일 수 있도록 생명·안전 등 필수 규제를 제외한 모든 규제를 원칙적으로 폐지하는 과감한 규제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이 국회를 찾은 건 20대 국회 들어서만 9번째로 정부와 국회에 규제개혁 과제를 건의한 횟수는 39번이나 된다. 박 회장은 지난 9월 4일에도 국회를 찾아 “기업에 활력을 주는 법안이 필요하다”며 국회에 계류중인 규제개혁 관련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한 바 있다.

문재인 정부의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내년 증액된 예산안을 통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며 내년 경제지표가 좋아질 것이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 “전혀 가능성이 없다고는 얘기 못하겠다”면서도 “예산 효과에 의해 단기적으로 경제가 좋아질 수도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중장기적으로 내리막 길에 있는 (경제상황을) 빨리 고쳐야 한다"고 반박했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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