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살 공무원 아들 손편지 공개되자 온갖 비난 쇄도...유족 측 "조카들 학교도 못 갈 정도" 토로

'대깨문'을 자처하는 친문(親文) 시민들.(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대깨문'을 자처하는 친문(親文) 시민들.(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지난달 서해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실종된 뒤 북한군에 피살돼 숨진 공무원 아들이 문재인 대통령에 “아빠가 잔인하게 죽임당할 때 뭘 하셨나”라는 자필 편지를 공개한 가운데, 일부 친문(親文) 네티즌들이 도박빚이나 갚으라는 등의 막말을 남겨 공분이 일고 있다.

6일 복수 친여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너희 아버지에게는 명예가 없다” “도박빚에 시달리다 월북한 사람까지 국가가 보호해야 하나”라는 등의 글과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전날(5일) 피살 공무원 친형 이래진 씨가 정보공개청구 신청을 하기에 앞서 공개한 조카 이군이 쓴 자필 편지에 대한 것이다. 이 군은 아버지가 월북한 것으로 보인다는 당국 주장을 반박하면서 “수영을 배운 적도 없는 마른 체격의 아빠가 39km를 거슬러 갔다는 것이 말이 되나. 북한군이 총을 들이대는데 인적사항 등을 말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나”라 주장했다.

공개 직후 모 커뮤니티엔 피살 공무원과 유가족들을 향한 비난이 쏟아졌다. “채무 이행해야될 자녀 입장도 생각해보면 답이 없다” “저런 자식들 버려두고 월북이라니” “이래서 도박과 마약은 가까이 하면 안 된다” 등이다. 포털사이트 뉴스 댓글에는 “국가공무원이 몇 억대의 도박을 하나” “(이군이) 정치적 공작에 놀아나고 있다”는 등의 비난 댓글이 달렸다. 여기엔 수천 건의 추천까지 동반됐다. 일각에서는 ‘대필’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군의 편지가 고등학생 글씨체가 아니라는 것이다.또 다른 네티즌은 “아빠의 명예를 돌려달라고 말하기 전에 돈부터 갚으라”는 비난까지 남겼다.

피살 공무원 유가족들은 이같은 ‘월북 낙인’에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래진 씨는 한 매체에 “(피격 공무원이) 월북했다는 보도 때문에 조카들이 학교도 못 갈 정도”라는 심정을 밝힌 바 있다.

이 씨는 이날 오후 3시 국방부 앞 기자회견을 열고, 국방부에 감청기록과 시신 훼손 장면을 녹화한 비디오 테이프 등 정보공개신청 청구를 할 예정이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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