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김학의 性접대·뇌물 사건 다시 재판하라...법정 증언 못 믿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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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인신문 전 檢 소환돼 면담한 후 이뤄진 법정 증언에서 종전 진술 번복돼"
"검사는 신문할 증인을 사전에 면담한 경우, 회유나 압박 등 없었음을 증명해야"
(그래픽=연합뉴스)
(그래픽=연합뉴스)

김학의 전(前) 법무부 차관의 뇌물수수 사건(소위 ‘김학의 성접대 사건’)과 관련해 대법원(주심 대법관 이흥구)이 10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 위반 혐의에 대해 유죄를 선고한 원심의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했다. 이 사건 증인으로 법정에 소환된 A씨의 법정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대법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해 10월28일 서울고법이 김 전 차관의 뇌물 혐의를 인정하고 김 전 차관에게 ‘유죄’를 선고(서울고등법원 2019노2741)한 데 대해 이같이 판단했다고 밝혔다. 원심 공판에서 피고인(김 전 차관)에 대해 불리한 증언을 한 증인의 법정 증언에 대해 그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봤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검사가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신청해 신문할 사람을 특별한 사정없이 미리 수사기관에 소환해 면담하는 절차를 거친 후 증인이 법정에서 피고인에게 불리한 내용의 진술을 한 경우 검사가 증인신문 전 면담 과정에서 증인에 대한 회유나 압박, 답변 유도나 암시 등으로 증인의 법정 진술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점이 담보돼야 증인의 법정 진술을 신빙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검사가 증인신문 준비 등 필요에 따라 증인을 사전 면담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법원이나 피고인의 관여 없이 일방적으로 사전 면담하는 과정에서 증인이 훈련되거나 유도돼 법정에서 왜곡된 진술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대법원에 따르면 이 사건을 수사한 검사는 이 사건 1심(서울중앙지방법원 2019고합468)과 항소심이 진행되는 동안 두 차례에 걸쳐 이뤄진 증인신문 전에 이 사건 증인 A씨를 검찰청으로 소환해 면담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자신의 검찰 진술조서와 1심 법정 진술 내용을 확인하는 한편 검사에게 자신이 법정에서 증언할 사항까지 물어보기까지 했다.

검사와의 면담 직후 이뤄진 증인신문에서 A씨는 지난 1998년 A씨의 뇌물공여 사건과 차명 휴대전화와 관련한 종전 진술을 번복하고 이 사건 피고인인 김학의 전 차관과 관련한 불리한 진술을 구체화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1심과 원심(서울고등법원) 법정에서 진술하기 전에 검찰에 소환돼 면담하는 과정에서 수사기관의 회유나 압박, 답변 유도나 암시 등의 영향을 받아 종전에 한 진술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진술로 변경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검사는 이같은 사실이 없음을 증명해야 한다”고 밝히고 증인 A씨의 법정 증언 내용의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결론지었다.

김 전 차관은 2006년부터 2008년 사이 건설업자 윤중천 씨로부터 1억3000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이 사건을 수사한 검사는 김 전 차관이 2006년부터 2007년 강원도 원주 소재 별장과 오피스텔 등지에서 윤 씨로부터 받은 13차례의 성 접대는 액수를 산정할 수 없는 뇌물로 공소사실로 적시하기도 했다.

이 사건을 1심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방법원은 김 전 차관에게 적용된 모든 혐의에 대해 면소 혹은 무죄 판결을 내렸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김 전 차관이 받은 스폰서 뇌물 4900여만원 중 4300만원은 ‘유죄’로 보고 징역 2년6개월에 벌금 500만원, 추징금 4300만원을 선고했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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