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은 두 사람 감싸는 발언 해왔지만...결국 등 돌린 윤석열과 최재형

문재인 대통령(中), 윤석열 전 검찰총장(左), 최재형 감사원장.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中), 윤석열 전 검찰총장(左), 최재형 감사원장.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감사원장의 차기 대권 도전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청와대는 언짢은 기색이 역력하다. 윤석열 전 총장과 최 감사원장 모두 여권이 아닌 야권 후보로 분류되고 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대선 출마 결심 계기 자체가 문 정부에 대한 반감 때문인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윤 전 총장은 29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권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은 "국민 여러분께 제가 앞으로 걸어갈 길에 대해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은 이 자리에서 정치 참여를 공식 선언하고 대선 출마 의사도 밝힐 것으로 확실시된다. 지난 3월 4일 검찰총장에서 물러난 지 3개월여 만이다. 최 원장 역시 이미 청와대에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최 원장은 이번 주말 아버지인 최영섭 예비역 해군 대령을 찾아뵙고 이후 대권 도전을 위한 행보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여권이 윤 전 총장과 최 원장을 강하게 비난해온 것과 달리 문 대통령은 그간 문 정부에 각을 세우는 윤 전 총장과 최 원장 비판을 자제해왔다. 되려 감싸는 듯한 발언을 해왔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월 신년기자회견에서 윤 전 총장에 대해 "한마디로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라며 "윤 총장이 정치를 염두에 두고 정치할 생각을 하면서 검찰총장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최 원장이 주도한 감사원 원전 관련 감사에 대해서도 "정치적 목적의 감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끝까지 두 사람이 야권 대선 후보로 출마하지 않기를 바란 것 같다. 하지만 윤 전 총장과 최 원장은 결국 문 대통령의 '바람'을 저버렸다.

청와대는 이런 윤 전 총장과 최 원장에 언짢은 기색을 비추고 있다. 이철희 정무수석은 지난 25일 지상파 한 라디오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최 원장이 사퇴 후 대권에 도전할 것 같다는 전망에 대해 "그 행위에 대해서는 제가 이렇다 저렇다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면서도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위해 임기를 정해준 건데, 그렇다면 임기를 채우는 게 좋지 않을까 싶은 게 저희들 생각"이라며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29일 대권 도전 선언을 예고한 윤 전 총장에 대한 청와대의 평가에 대해선 "제가 뭐라고 평가할 입장이 못 된다"면서도 "하고 싶은 얘기는 많지만"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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