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의 영(令)이 서지 않고 있는 모습이 최근 포착됐다. 바로 국민의힘 대선 유력 주자들과의 관계 때문이다.
이준석 당대표를 비롯해 13명의 야권 유력 주자들은 '국민의힘' 간판을 모두 내걸은 상태지만, 오히려 동상이몽(同牀異夢)의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어 야권 지지자들로 하여금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
이 사태는 지난 4일 열린 '국민의힘 1호 대외 일정'에서부터 불거졌다. 유력 대권 주자들이 불참했다는 점을 두고 입체적인 해석이 이어지며 시작됐다. 여기서, 유력 대권 주자들이 '개인 휴가'를 내걸면서 당대표 주관 일정에 불참했다는 점에 이목이 집중된 것이다.
이같은 당대표-당 유력 대권 주자간 벌어진 불협화음 문제의 핵심은, 결국 '소통 문제'로 향한다. 펜앤드마이크가 이번 사건을 점검해봤다.
① 당 1호 대권 주자 모임 행사에 불참한 '빅3'···당 모양새 구겼다?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는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동자동 일대에서 당 대권 주자들과 함께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그런데, 당내 예비주자 13명 중 9명만 참석했다(김태호·박진·안상수·윤희숙·원희룡·장기표·장성민·하태경·황교안).
최근 입당한 윤석열 예비후보와 최재형 예비후보는 참석하지 않았다. 최재형 예비후보의 경우 그의 아내가 참석했지만, 윤석열 예비후보를 비롯해 홍준표·유승민 예비후보는 자리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언론에서는 최근 이준석 당대표의 주자들간 소통 문제를 부각시키기에 이른다. 당대표-후보간 시각차가 뚜렷하다는 보도가 줄을 이었는데, 국민의힘 일각에서도 이같은 시각차에 대해 말을 아끼는 상황이었다. 첫 행보인 만큼 날카로운 평가는 자중하는 모습으로 비쳐졌다.
② 당대표 주관 행사에 개인 일정으로 오지 않은 빅3?···배경 뭐길래
일명 '당대표의 일방소통 문제'로 비화되고 있는 이 문제는, 비단 이날의 헤프닝 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지난 5일, 국민의힘은 국회에서 '20대 대통령선거 경선후보 전체회의'를 개최했는데, 김태호·장성민·장기표·안상수·유승민··윤희숙·원희룡·하태경·황교안 예비후보 만이 참석했다.
박진·윤석열·최재형·홍준표 예비후보는 불참했는데, 야권 유력 주자로 분류된 '빅3'가 연일 불참했다는 점에서 당내 위기감이 포착된 것이다.
당대표까지 자리한 이 자리에 당 예비후보들이 불참한 까닭은 ▲ 개인휴가 ▲ 개인일정 때문이다. 즉, 당대표 주관 행사를 기획함에 앞서 당 예비후보측 캠프간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음에 따라 이같은 불협화음이 빚어지는 게 아니겠느냐는 게 국민의힘 주요 관계자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그렇다면 이들이 이렇게 반응한 배경은 무엇일까.
③ 국민의힘 경준위, 예비경선룰에 민심 반영 100%···당 행사 힘 빠진 이유?
국민의힘 대권 유력 주자들이 당에 얽매이지 않고 있는 모습의 배경에는, 당 예비경선이 국민 여론조사 100% 비율로 진행된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준비위원회(위원장 서병수)는 지난달 27일 저녁 "경선 예비후보 1차 컷오프에 100% 여론조사를 적용한다"라고 알렸다. 당 대선 후보자 선출을 위한 당헌 제69조에서는 당심(黨心)과 민심(民心) 비율이 각각 절반이지만, 예비경선룰에서는 경준위 의결에 따라 민심 100%로 정해졌다.
당 대선 주자들 입장에서는 당 간판을 달고 있지만 굳이 당대표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예비후보 모임'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당 지도부에서 나오는 각종 잡음들은 '예비후보 길들이기'라는 시선으로도 비춰지는 대목이다.
즉, 경선이 채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원팀 경선'이 깨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시선으로 보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그렇다면 이번주 대권 유력 주자 '빅3'의 일정은 어떻게 될까.
④ 野 빅3, 이미 물밑 눈치싸움은 시작됐다!
최재형 예비후보는 6일 경북 구미 상모동 박정희 대통령 생가를 찾아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국민 대통합이라는 측면에서 박근혜·이명박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 용단을 내려야 한다"라고 밝힌 상태다.
반면 윤석열 예비후보는 오는 8일까지 개인 일정을 가질 예정이다. 지난 5일, 최근 만난 국민의힘 당직자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음에 따라 자택에서 대기하게 됐다.
홍준표 의원 역시 이번 6일까지 하계 휴가 중이다. 다만, 그는 휴가 중인 이날 오전 자신의 SNS를 통해 "대통령은 5천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책임지는 중차대한 자리"라면서 "한 분은 발언마다 갈팡질팡하고, 한분은 '준비가 안됐다고 이해해 달라'고 하는데 참으로 유감"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즉, 야권 유력 주자들 간 벌써부터 신경전이 시작됐다는 신호로 읽힌다. 아직 예비 경선이 시작되지도 않았지만, 이들의 이같은 '동상이몽' 행태를 통해 이미 벌써부터 야권 예비후보들간 본격적인 눈치싸움이 시작됐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이준석 당대표는 6일 오전 자신의 SNS를 통해 '공정 경선'을 다시금 약속하며 논란을 차단하고 나선 상태다. 그는 "당에서 오라는 이벤트 하나도 안빠지고 다 가고 해도 선거 치르는데 아무 문제없다. 공정한 경쟁의 틀을 만드는 것이 후보중심 선거"라고 강조했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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