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직접 한국과 일본, 대만 등을 거론하며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수에 따른 동맹국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대만과 한국,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는 (아프간과) 근본적 차이가 있다"면서 한국 등은 아프간처럼 내전 상태가 아님을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진행자가 중국이 대만에 "미국을 믿어서는 안돼"라고 말하고 있다고 하자 "중국이 왜 안 그러겠나"라며 비꼬았다.

그러면서 누군가 나토 동맹을 침략하거나 그에 반하는 조처를 할 때 미국이 대응한다는 나토 조약 5조를 내세워 일본, 한국, 대만을 차례로 언급하기도 했다. 

진행자가 이제 미국을 믿을 수 없고 미국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우려하자, 바이든 대통령은 "누가 그런 얘길 하겠나. 내가 이 (아프간 철군) 결정을 내렸을 때 나는 모든 동맹국, 나토 동맹국을 만났고 그들은 동의했다"고 답변했다.

최근 미국의 동맹국들은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접수로 미국과의 동맹에 대한 의구심을 내비치고 있다.

대만의 차이 총통은 전날 민진당 중앙상무위원회 회의에서 "대만의 유일한 선택이 바로 자신을 더욱 강하게, 더욱 단결하고 더욱 굳건히 자신을 지켜야 한다"며 "자신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이 보호해주는 것에 기대는 것은 우리의 선택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에 자유시보 등 대만 언론에선 미국이 자국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대만을 도와줄 것이라는 것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견해를 실었다.

유럽의 맹주인 영국, 독일 등도 아프간 상황을 두고 미국과의 동맹 전선에 대한 의구심을 내비쳤다.

벤 월러스 영국 국방장관은 19일 BBC 방송 인터뷰에서 "우리의 주요 적들에 의해 서방의 결의가 약해진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에 불편함을 느낀다"며 "서방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균열된다면 러시아와 같은 적대국들이 고무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날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후임으로 낙점된 아르민 라셰트는 아프간 상황에 대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세워진 이후 경험한 최대의 실패"라고 지적했다.

라트비아의 아르티스 파브릭스 국방장관도 "지금 시대가 끝났다"면서 "불행하게도 서방과 유럽이 전 세계적으로 더 약해졌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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