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 지표에서 일관되게 ‘민주당 지지층 홍준표 선호’ 패턴 뚜렷
역선택 여부는 섣불리 판단 불가...향후 역선택 방지조항 공방 격화될 것

홍준표 후보

국민의힘 대선 경선 레이스에서 홍준표 후보의 선전이 눈에 띤다. 여러 여론조사 지표에서 홍준표 후보의 ‘상승세’가 수치로 입증되면서, 윤석열 후보의 독주 체제에 비상 신호가 켜진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홍준표 후보 역시 연일 본인의 페이스북과 인터뷰를 통해 윤석열 후보를 집중 공격하면서 본인 지지율 상승세를 강조하고 있다. 24일 홍 후보는 “추석전후로 해서 골든크로스로 갈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홍 후보의 오른 지지율이 민주당 지지층의 이른바 ‘역선택’에 따른 결과라는 분석을 제시한다. 

이에 홍 후보는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27일 “좁은 우물 속에 갖혀 큰 세상을 못보는 일부 사람들이 참 안타깝다”며 자신의 지지율은 실체가 분명한 것임을 역설했다. 

◆ 여론조사 자세히 뜯어보니...민주당에서 洪 지지율 높아

그렇다면 실제 여론조사의 원 자료(로우 데이터)는 어떤 점을 시사하고 있을까? 

주목해야 할 조사는 각 여론조사 중 범야권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 결과다. “누가 국민의힘 등 범야권 보수 대선주자로서 적합한가”라는 질문에 대한 응답 결과이며, 이는 국민의힘 경선 결과를 예측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지표라고 할 수 있다. 

홍 후보가 지난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시한 여론조사 결과(첨부설명① 참조)에 따르면 윤석열 후보가 28.4%로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홍준표 후보는 20.5%로 그 차이가 바짝 좁혀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홍 후보는 “이제 선두와 한자리 숫자 차이로 좁혀 졌다”며 “이제 확장성 운운하는 사람들은 할말이 없겠다”고 일갈했다.

하지만 해당 조사의 보다 구체적인 자료를 살펴보면, 홍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에서 윤 후보에 비해 압도적인 지지율을 얻었다. 

전체 응답자 중 1007명 중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332명인데, 이 중 28.6%가 홍 후보를 지지한다고 응답한 반면, 윤 후보를 지지한다고 답한 비율은 5.1%에 불과했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만 홍 후보가 5배나 높은 지지를 얻은 셈이다.

반대로 국민의힘 지지층(341명)에서는 윤 후보 지지율이 55.5%로 홍 후보의 12.6%를 크게 상회했다. 바꿔 말하면,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홍 후보가,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윤 후보가 각각 절대 우위를 점한 셈이다. 

홍 후보 지지층에서 또 강조하고 있는 여론조사는 윈지코리아컨설팅에서 실시한 조사다. (첨부설명② 참조)

이 조사의 ‘보수 야권 대선후보 적합도’ 결과도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윤석열 후보 28.8%, 홍준표 후보 22.1%로 1위-2위 격차가 한 자리 숫자다. 

그러나 정당 지지층에 따른 결과 값은 마찬가지로 엇갈린다. 총 1024명 응답자 중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은 349명으로, 그 중 6.6%만이 윤 후보를 지지한 반면, 30.5%의 민주당 지지층이 홍 후보를 지지했다. 국민의힘 지지층(346명)에서는 윤 후보 59.4%, 홍 후보 14.2%로 정반대다. KSOI 조사와 매우 유사한 패턴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리얼미터 조사도 결과는 비슷하다. (첨부설명③ 참조) ‘보수야권 대선주자 적합후보’ 조사에서 윤 후보는 32.6%를 얻은 반면 홍 후보는 21.5% 지지를 얻었다. 

그런데 마찬가지로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에서 홍 후보가 27.2% 지지를 얻어, 윤 후보의 지지율 6.1%보다 훨씬 높았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윤 후보 65.1%, 홍 후보 14.4%다. 앞서 설명한 조사들과 같은 흐름이다. 

◆ 洪이 호남에서 야권후보 1위? 응답자 다수가 민주당 지지층

홍 후보는 27일 또 다른 여론조사 결과를 소개하면서 이번에는 ‘호남 지지율 경쟁력’을 호소했다. 홍 후보는 “호남 20대 남성들의 국민의힘 지지율이 40%에 이르렀다”며 “여당에서는  이재명후보가 1위이고 야당에서는 제가 1위”라고 주장했다. 

이 조사는 KBC 광주방송과 JTV 전주방송이 합동으로 리서치뷰에 의뢰해 실시한 호남권 여론조사를 일컫는다. (첨부설명④ 참조)

일단 홍 후보의 주장대로 18세~20대 응답자 87명 중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은 40.1%로 민주당 지지율 28.6%보다 높았다.

‘범보수 대통령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도 홍 후보는 윤 후보에 비해 지지율이 높다. 홍 후보가 18.5%를 얻어 1위를 차지했고 2위는 유승민 후보(16.8%)다. 윤 후보는 9% 지지를 얻는 데 그쳤다. 

하지만 이 조사에서 간과해서는 안 될 점은, 전체 응답자 1,000명 중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이 664명으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고, 바로 이 응답자에서 홍 후보의 지지율이 18.5%로 윤 후보 2.7%보다 매우 높다는 점이다. 반면 호남에서 국민의힘을 지지한다고 응답한 115명 중에서는 윤 후보가 42.0%로 홍 후보(25.2%)보다 높았다. 

즉, 호남에서 홍 후보가 얻은 높은 지지율의 동력 역시 호남에서도 민주당을 지지한다고 응답한 유권자들이 홍 후보를 선호한 결과인 것으로 분석된다. 

◆ 국민의힘 역선택 방지조항 도입 여부 둘러싼 치열한 공방 예상돼

물론 홍 후보가 민주당 지지층으로부터 높은 지지를 얻는 것을 ‘역선택’으로 단정 짓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실제 민주당 지지층이 본선 투표에서 홍 후보를 지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윤석열 후보 대세,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홍준표 후보 대세가 수치로 입증돼 이 자체로 역선택 방지 조항 도입을 둘러싼 국민의힘 내부 공방의 도화선이 될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장으로 선임된 정홍원 위원장은 26일 선관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앞으로 이 문제를 더 깊이 있게 논의할지 결정할 것”이라며 “지금 이야기하기 곤란하다”고 답했다. 당장 다음달 1차 컷오프가 ‘국민여론조사 100%’로 실시되기 때문에 결정 시한은 촉박한 상황이다. 

또 정 위원장은 “처음도 공정, 나중도 공정이다. 최대의 목표를 공정으로 삼고 사심 없이 해 나가겠다”며 선관위에 대한 신뢰를 당부하기도 했다. 

<여론조사 첨부설명>

① 의뢰: TBS / 조사기관: 케이에스오아이 주식회사(한국사회여론연구소) / 기간: 8월 21일~22일 / 응답자: 1.007명 / 응답률: 6.9% / 무선 ARS 100% 실시

② 의뢰: 아시아경제 / 조사기관: 윈지코리아컨설팅 / 기간: 8월 21일~22일 / 응답자: 1,024명 / 응답률 : 7% / 무선 ARS 100% 실시

③ 의뢰: jtbc / 조사기관: 리얼미터 / 기간: 8월 21일~22일 / 응답자 : 1,004명 / 응답률 : 3.2% / 무선 ARS 100% 실시

④ 의뢰: KBC 광주방송, JTV 전주방송 / 조사기관: 리서치뷰 / 기간: 8월 22일~23일 / 응답자 1,000명 / 응답률 : 9% / 무선 ARS 100% 실시

※ 기타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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