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부일체가 점화시킨 이재명의 ‘조광한 공적’ 가로채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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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26일 방영 예정인 '집사부일체- 이재명 편'에 대해 남양주시가 방영금지가처분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SBS 집사부일체 예고편 캡처]
다가오는 26일 방영 예정인 '집사부일체- 이재명 편'에 대해 남양주시가 방영금지가처분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SBS 집사부일체 예고편 캡처]

23일 경기 남양주시가 SBS 집사부일체 ‘이재명 경기도지사 편’에 대해 일부 내용의 방영 중단 요청과 함께 서울남부지방법원에 방영금지가처분신청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예고 방송된 내용 중, 이 지시가 ‘경기도 계곡‧하천 정비사업’에 대해 왜곡된 주장을 펴고 있다는 것이 남양주시의 입장이다.

남양주시, SBS 집사부일체 ‘이재명 편’ 방영금지가처분 신청

집사부일체 제작진은 대선주자 특집 3편을 편성, 지난 19일 윤석열 편에 이어 오는 26일 이재명 편을 예고했다. 다음달 3일엔 이낙연 편을 방영한다. 지난 19일 방송된 '집사부일체 - 윤석열 전 검찰총장 편'은 추석 연휴 안방 시청자들의 시선을 끄는 데 성공했다. 검찰총장으로서의 딱딱함 대신 소탈함과 친근함으로 특히 MZ세대들의 관심을 이끌어낸 것으로 평가받았다.

SBS 집사부일체는 '대선주자들과 함께 한 집사부일체'를 3주 연속 방영한다. [사진=SBS 화면 캡처]
SBS는 '대선주자들과 함께 한 집사부일체'를 3주 연속 방영한다. [사진=SBS 화면 캡처]

‘대선주자들과 함께 한 집사부일체’ 첫 주자로 윤 전 총장이 등장하자 이날 방송은 이전 방송분이 기록한 3.6%(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의 2배인 7.4%의 시청률을 보여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윤 전 총장의 성공에 이어 두 번째 주자로 나선 이 지사 입장에서는 상당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남양주시의 ‘방영금지가처분신청’은 뼈아픈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남양주시가 문제삼은 부분은 이 지사가 계곡 정비 사업을 언급하며 ‘제 삶의 경험에서 나오는 정책들이…’라고 설명하는 대목이다. 해당 내용은 자막으로 시청자들에게 예고됐다. 현재 방영되는 예고편에서는 해당 부분이 삭제된 것으로 보인다.

SBS 집사부일체 이재명 편 예고 화면에서 초기에 방영된 문제의 부분. 현재는 이 부분이 삭제된 예고 방송이 나가고 있다. [SBS 방송 화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SBS 집사부일체 이재명 편 예고 화면에서 초기에 방영된 문제의 부분. 현재는 이 부분이 삭제된 예고 방송이 나가고 있다. [SBS 방송 화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조광한 시장은 계곡·하천 정비사업으로 ‘1급 포상’ 수상...이재명 지사는 자신의 치적으로 홍보

경기도와 남양주시는 지난해부터 계곡·하천 정비사업의 ‘원조’ 문제를 두고 갈등을 겪어 왔다.

남양주시는 조광한 시장이 취임한 2018년부터 계곡·하천 정비사업을 시작해, 수십 년간 하천과 계곡을 사유지처럼 점유했던 불법시설물을 철거하고 자연 휴식공간으로 만들어 시민들에게 돌려주었다. 따라서 계곡·하천 정비사업은 남양주시의 핵심 사업이라는 입장이다.

이 사업으로 조 시장은 지난해 말 더불어민주당 참좋은지방정부위원회에서 ‘1급 포상’을 수상했고, 남양주시는 지난달 5일 민간단체로부터 ‘대한민국을 선도하는 4차 산업혁명 지방자치 대상’을 수상했다.

정비 사업의 내용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경기도가 이를 벤치마킹했고 또 이를 전국 최초라며 이 지사의 치적으로 홍보하고 있다는 것이 남양주시의 주장이다.

‘조광한 업적’ 주장한 남양주시 직원들을 경기도가 불법사찰?

남양주시 관계자는 이 지시가 지난 7월 KBS에서 방영된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 토론회에서는 “남양주시가 최초 진행한 사업”이라고 공개적으로 시인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럼에도 이번 SBS 예능 프로그램에서 또다시 계곡·하천 정비사업을 자신의 업적이라는 취지로 주장했다며 “이 지사의 일방적이고 그릇된 주장이 여과 없이 방송될 경우, 시청자들에게 잘못된 정보가 전달되고 여론이 왜곡되는 등 폐해가 심각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주장했다.

남양주시 조광한 시장. [사진=연합뉴스]
남양주시 조광한 시장. [사진=연합뉴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 남양주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지난해 인터넷에 이 같은 행태를 지적하는 글을 올린 남양주시 직원들을 경기도 감사관이 불법사찰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행정감사를 빙자해 의무 없는 진술을 강요하기도 했다고 한다. 일종의 보복성 조치라는 설명이다. 현재 남양주시는 이 지사와 감사관 등에 대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등 혐의로 고발해,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왜곡된 내용이 그대로 방송될 경우 불법사찰과 진술을 강요당한 소속 공무원들의 명예 실추와 정신적 고통도 우려되는 상황이라는 것이 남양주시의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조 시장 ‘당직 정지’ 조치 취해...이 지사 손들어줘

반면 경기도는 계곡 정비 사업을 이 지사의 업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이 지사 취임 후 간부회의에서 지시한 내용으로, 남양주보다 먼저 기획했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이 사업의 원조에 관한 문제는 지난 7월 5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예비경선 2차 TV 토론회에서도 다뤄졌다. 당시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조 시장이 입장을 냈는데, ‘남양주가 2018년 계곡 정비에 성과를 내자, 1년 뒤 경기도가 은근슬쩍 가로챘다’는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 지사는 “취임 후 (가평) 연인산에 갔다가 시설물을 보고 (정비를) 기획해야겠다고 마음먹었는데, 남양주가 먼저 하고 있더라”라는 어처구니 없는 답을 내놓았다. 사실상 이 지사도 남양주가 원조라는 것을 시인한 셈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토론회 직후 비공개 최고위원회를 열어, 조 시장의 당직을 정지하고 당 윤리심판원 조사에 회부했다. 여권 내 1위 대선 주자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조 시장은 ‘보복성 징계’라며 반발 중...SBS 집사부 일체는 이 지사 주장 고스란히 수용

이에 대해 윤관석 사무총장은 조 시장이 남양주도시공사 감사실장 채용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된 것을 이유로 들었으나, 조 시장은 보복성 징계라고 반발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런 상황에 ‘집사부일체’마저 이 지사의 잘못된 주장을 방영하도록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는 조 시장의 판단에 따라, SBS에 일부 내용을 편집해 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재명 지사가 조광한 시장의 공을 가로챈 것이 아닌가 싶다. 문재인 대통령은 다른 사람이 잘한 게 있으면 슬그머니 숟가락을 얹는 정도인데, 그런 점에서 이 지사가 한수 위로 평가받을 수 있겠다”고 꼬집었다.

SBS가 문제의 장면을 편집할지, 아니면 남부지방법원이 아예 방영을 금지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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